화재 진압하고 소방 도착 확인 후 다시 버스 올라
[앵커]
제주에서 한 버스 기사가 버스를 몰다가 상가 건물에 불이 난 걸 보고 차를 세워 달려가서 소화기로 불을 껐습니다. 불이 붙은 건물 근처에 주유소도 있어서 자칫 더 큰 피해가 날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뒤늦게 알려진 이 사연의 주인공은, 제주에서 30년 넘게 버스를 몬 김상남 씨입니다.
최충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버스 기사가 운행하던 버스를 갑자기 세웁니다.
그리고 뒷자리로 가서 소화기를 들고 뛰어옵니다.
불길이 치솟은 상가 건물을 본 겁니다.
기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불이 난 곳으로 달려가 소화기를 힘껏 뿌립니다.
소화기 1대로 불이 꺼지지 않자, 동료 버스기사에게 요청해 소화기 1대를 더 빌렸습니다.
그러자 불이 금세 꺼졌습니다.
잠시 뒤 앰뷸런스와 소방차가 잇따라 도착했습니다.
버스 기사는 불이 꺼지자 임무를 마친 듯 다시 버스에 올라 운행을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27일 벌어진 일입니다.
불이 난 상가와 주변 상인들은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조하영/인근 상인 : 너무 고맙습니다. 여기 불붙었으면 이 동네 난리 날 뻔했습니다.]
불과 3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주유소가 있었습니다. 김씨가 빨리 불을 끄지 않았다면 주변이 모두 위험할 뻔 했습니다.
화재를 막은 주인공은 30년 넘게 버스를 몰아 온 55살 김상남 씨입니다.
불이 났던 상가 주인이 고마운 마음에 버스 회사에 사례금을 두고 갔지만 김씨는 한사코 거절했습니다.
[김상남/제주여객 버스기사 : 불붙는 거 보고 안 끄겠다는 사람 있을 수 있나요. 이 불 놔두면 큰일 나겠다. 불난 게 겁납니까, 불 못 잡는 게 겁난 거지.]
제주소방서는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구한 김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상패를 전달할 계획입니다.
(화면제공 : 제주여객·제주도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