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8살 나이에 가장이 된 학생과 어린 동생에게 돈을 받지 않고 흔쾌히 치킨을 만들어준 치킨집 사장이 있습니다. 이것도 감동이지만, 더 큰 감동은 이 치킨집으로 몰려든 시민들의 온정입니다.
김지성 기자입니다.
[기자]
배달 앱에 올라온 서울의 한 치킨집 후기입니다.
'따뜻함을 나눠줘서 감사하다', '어려운 시기에 아이들을 챙겨줘서 고맙다'는 글들이 연달아 적혀있습니다.
치킨을 먹진 못하지만 멀리 강원도와 부산에서 주문 결제만 한 고객도 있습니다.
밀려드는 주문에 급기야 가게 사장 박재휘 씨는 잠시 영업을 멈춘다는 안내 글까지 올렸습니다.
이 치킨집으로 주문이 밀려든 건 손편지 한 장 때문입니다.
손편지를 쓴 사람은 자신을 18살 고등학생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 편찮으신 할머니, 그리고 일곱 살 어린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약 1년 전 동생이 치킨을 먹고 싶다며 졸랐지만 열여덟 살 학생 손엔 5천 원이 전부였습니다.
형제는 길거리를 돌아다녔지만 5천 원짜리 치킨을 파는 가게를 찾진 못했습니다.
그러다 박씨의 치킨집에 도착했고 머뭇거리는 형제에게 박씨는 돈을 받지 않고 치킨을 내놓은 겁니다.
오히려 배고프면 다음에 또 오라고 했습니다.
덕분에 동생은 몇 차례 더 허기를 달랠 수 있었습니다.
1년이 지난 최근 형은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뉴스를 보고 사장님 생각이 났다며 손편지를 써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에 보냈습니다.
형제에게 온정을 베풀었던 치킨집 사장 박모 씨는 특별한 일을 한 게 아니라며 인터뷰는 고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