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망언'이 담긴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 논문을 두고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는 건 이걸 이용하려는 세력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와 언론이 램지어 교수의 목소리에 힘을 싣는가 하면 심지어 우리나라 극우 학자까지 가세했습니다. 그리고 이 주장은 다시 일본 매체에 실리면서 마치 톱니바퀴처럼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근평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 한 온라인 매체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지난달 14일 '반일 종족주의' 공동 저자인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쓴 겁니다.
한국 언론이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한다'며 우리나라 기자들이 엉터리로 기사를 쓴 거란 취지로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반일 민족주의자들이 위안부 강제 연행설의 증거로 내세우는 건 위안부들의 증언뿐"이라며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힘을 실어줍니다.
문제가 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한국학자가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일본 매체가 다시 인용한 겁니다.
또 다른 우익 성향 매체 석간 후지는 "램지어 교수가 미쓰비시 장학생이라는 사실이 한국에서 문제가 된 건 한국 사회가 배금주의에 물들어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인들은 외국인 학자를 돈으로 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본도 그렇게 했을 거라고 믿는다는 의미입니다.
또 한국인들은 "전 세계 학자들이 램지어 교수를 비판하고 있다"고 우겨 정신 승리를 하려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일본 매체만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이용하는 게 아닙니다.
일본 외무성 고위 관리가 미국 학자에게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들며 '한국 입장은 거짓'이라며 일본의 논리를 설명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다만, 해당 발언을 전한 대니얼 스나이더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JTBC 취재진에 "논란을 알게 된 후 이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램지어 교수 논문의 주장을 포용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 /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