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람을 살려야 하는 응급구조단에서 대표가 직원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 저희가 계속 추적 보도하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다른 구조단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돈을 아끼려고 구조사를 제대로 뽑지 않고, 자격증만 빌리거나 직원 명단에 가짜 이름을 채워 넣는 곳들이 있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연말 대표가 직원을 때려 숨지게 한 경남 김해의 응급구조단입니다.
최근 법인 대표가 바뀌면서 이름을 바꾸고 구인광고를 냈습니다.
그래서 한 구조사가 연락을 했는데, 돌아온 답변이 황당합니다.
사람은 필요 없고 자격증만 필요하다는 겁니다.
[1급 응급구조사 : 자격증을 한 달만 빌려주면 30만원을 주겠대요. 어이가 없어서…]
[구인광고 올린 응급구조단 관계자 : 다른 곳에서도 자격증 다 빌려서…]
사설구조단이 정식으로 허가받으려면 응급구조사와 간호사 등 16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16명을 채우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게 현장의 목소립니다.
[B응급구조단 관계자 : 실제로 근무하는 인원은 한 3분의 1도 채 안 되는…]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C응급구조단 대표 : 16명 200만원 씩 급여만 한 달에 3200만원 가까이 됩니다. 집사람까지 명단에 집어넣고…]
대당 8천 만에 가까운 구급차도 구조단 소유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만 직원으로 올려놓고 직접 차량을 가져오는 이른바 '지입차'가 대다수입니다.
[C응급구조단 대표 : 실질적으로 거의 3분의 2 이상이 지입이에요.]
이렇게 들어온 지입차주들은 구조단에 납입금 명목으로 돈을 내고 사실상 개인 영업을 합니다.
이렇다 보니 약값 등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요금을 더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꼭 타야 하는 응급구조사를 안 태우는 경우마저 있습니다.
[지입차주 : 직업정신 투철하고, 다 옛날 말이에요. 지금은 어떻게든 돈 뜯어먹을까? 경쟁이다 보니까 신호 무시, 차선 무시, 속도 무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만큼, 제도 개선과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