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력 범죄를 저지른 의사들이 의사 면허를 지킬 수 있는 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번엔 응급구조사 얘기입니다. 지난해 경남 김해의 사설 응급구조단에서 대표가 직원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JTBC가 추적 보도를 한 뒤에 살인죄가 적용됐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폭행을 비롯해 열 번이나 전과가 있었는데, 아무 문제없이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땄고 구조단까지 운영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배승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하 직원을 때려 숨지게 한 A씨는 살인을 저지르기 전 여러 차례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폭행 등 전과 10범으로 확인됐습니다.
과거 다른 응급구조단에서 직원으로 일할 때도 동료를 때려 처벌 받기도 했습니다.
[이전 응급구조단 대표 : 폭행만 되고 성폭행하고 감금하고는 사건이 안 됐어요. 둘이 좋아서 한 거다 (피해자는)겁이 나서 말도 못하고…]
A씨는 범죄 이력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습니다.
[OO응급구조단 전 직원 : 폭력 전과 한두 개 없는 놈이 어디 있냐? 대전역 부근 쪽에서 자기도 조직생활을 했었다.]
강력 범죄까지 저질렀지만, A씨의 응급구조사 자격은 계속 유지됐습니다.
결격 사유에 살인이나 폭력 등 일반 범죄가 모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정신질환이나 약물 등 보건이나 의료법 관련 전과만 결격 사유에 해당됩니다.
구속된 A씨가 추후 출소하게 되면 언제든 다시 응급구조사로 활동하거나 구조단을 운영할 수 있는 겁니다.
실제 A씨는 부인 등 공범들에게 자신이 출소할 때까지 구조단을 맡아달라고도 했습니다.
[A씨 부인 : 이혼하지 말아 달라, 그러고 그 옆에 있는 사람한테 기다려 달라…]
살인 사건이 벌어진 응급구조단은 운영도 엉망이었습니다.
3억 원이 넘는 임금체불 등 고용노동부의 특별 감독에서 11건의 위법 사항이 적발됐습니다.
A씨에 대한 첫 재판은 내일 창원 지법에서 열립니다.
경찰은 A씨 부인 등 공범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입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