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원전을 둘러싸고 일본 도쿄전력의 거짓말이 또다시 드러나고 있습니다. 열흘 전, 후쿠시마에 강진이 일어난 직후에 분명 원전에 별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실제론 지진을 측정하는 장치가 먹통이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고장이 난 걸 알고도 수리하지 않았습니다. 10년 전 대지진 때도 그러더니, 시간이 흘러도 변한 게 없습니다.
윤설영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13일 일본 후쿠시마현을 흔든 규모 7.3의 강진.
도쿄전력은 즉각 후쿠시마 원전을 점검한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원전 3호기 내에 설치된 지진계 두 대가 고장이 나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진을 제대로 감지하지도 수치를 기록하지도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의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지난여름부터 고장난 걸 알고 있으면서도 방치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 노부히코/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 : 고장난 걸 몰랐습니까?]
[이시카와 마스미/도쿄전력 폐로담당 : 작년부터 고장은 났었는데 알고 있었지만, 수리 등 대응은 하지 않았습니다.]
도쿄전력은 그동안 언론에 지진계가 고장났다는 걸 숨겨오다가 규제위원회가 추궁을 하자 뒤늦게 털어놨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저장탱크의 위치가 변경됐고 원자로 격납 용기 압력이 떨어졌다는 사실도 뒤늦게 밝혀진 바 있습니다.
[하치스카 레이/지역 상공회 회장 : (지진 이후) 주민들 문의가 많았습니다. 도쿄전력의 발표를 믿을 수가 없다고.]
도쿄전력은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 때도 원자로 안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등 거짓말과 은폐 시도를 반복해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선 기준치의 5배가 넘는 방사선이 검출됐습니다.
해산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선량이 검출된 건 2년 만입니다.
일본 정부는 작년 2월 후쿠시마현 해산물의 출하 제한을 풀고 기준치 이하 해산물은 유통해왔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