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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군과 쇠막대기 들고 난투극…중, 뒤늦게 영상 공개|아침& 세계

입력 2021-02-22 08:35 수정 2021-02-22 09:34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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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연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난 19일, 중국 정부가 국경 분쟁 지역에서 지난해 6월 중국군과 인도군이 충돌했던 현장 영상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6월, 중국과 인도가 맞닿은 국경 지역 라다크 갈완 계곡에서 중국군들이 텐트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수십 명의 인도 군인이 텐트 설치를 저지하기 위해서 계곡을 건너옵니다. 중국군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면서 두 나라 군인들은 언성을 높이고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방패와 쇠막대기 등을 휘둘렀고 중세 전투를 방불케 하는 난투극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충돌은 늦은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머리를 크게 다쳐 쓰러진 중국군의 모습도 보입니다. 중국 정부가 지난 19일 뒤늦게 공개한 이 영상 끝부분에는 인도군과의 전투에서 사망한 4명의 중국군에 대한 소개와 대대적으로 거행된 추모식 영상도 담겼습니다. 여전히 국경 지역에 남아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중국 군인들의 인터뷰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중국군 장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 (전사자들의) 영웅적 행동은 투쟁 의지를 고취시켰습니다. 일년 중 가장 추운 시기지만 국경 수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영토의 1인치라도 잃느니 여기서 죽겠습니다.]

중국 정부는 당시 영상을 공개하면서 사망한 4명의 군인에게 '조국 서북방 수호 영웅 연대장' 칭호를 수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갈완 계곡 충돌의 책임이 인도군에게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인도 측은 피비린내 나는 충돌을 반복하고 과장하며 사실을 왜곡했습니다. 국제 여론을 오도하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6월, 인도군과 중국군의 국경 충돌 영상을 8개월이 지난 뒤에 전격적으로 공개한 의도가 무엇인지 주목됩니다. 중국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한국 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강준영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중국 정부가 인도군과의 충돌 영상을 지금 이 시점에 공개한 배경부터 살펴보죠. 나라 안팎으로 여러 가지 의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얘기를 할 수 있는데요. 지금 이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을 하고 나서 대중 압박을 규범적으로 시작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인도와의 충돌이 누구 때문에 촉발이 됐냐? 항상 출동이 발생하면 발원, 누가 원인을 제공했느냐가 중요하지 않나요? 그러니까 그런 상황에서 인도가 중국 측이 그랬다고 했던 걸 이런 영상을 공개함으로써 책임이 인도에 있다 하는 얘기를 사건의 발단이 인도라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얘기를 하는 거죠. 그리고 이게 8개월이 지나서 지금 발표를 하는 이런 상황은 금방 말씀드린 대로 바이든 행정부 국제질서에 대한 어떤 중국만의 대응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이제 내부적으로 애국심 분위기를 좀 조성을 하고요. 실제로 중국도 작년 10월에 인도와의 접경 지역에 한 주택 100채 정도를 건설을 했거든요. 정착촌으로 보여집니다. 이렇게 되면 이제 향후에도 이를 둘러싸고 또 계속해서 분쟁이 생길 수가 있기 때문에 지금 아마 그런 것에 대한 일종의 사전작업 성격으로 중국은 정당한 일을 하고 있다라는 걸 강조하는 그런 것 아닌가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 그리고 지난주에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 외무장관들이 쿼드회의를 가졌고요. G7 회의도 잇따라 열렸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와 호주 등 국제사회 대중국 포위망이 갈수록 좁혀지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중국 매체들 이에 반발하면서 대응전략을 촉구하고 있는데 시진핑 주석은 과연 어떤 대응전략을 내놓을까요?

    지금 일단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바이든 행정부가 막 시작을 했기 때문에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죠.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압박을 기조로 하지만 선택적 협력도 언급을 했었기 때문에 먼저 앞서나가려고는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의 입장에서는 바이든이 짜고 있는 다자동맹 틀 외교 여기에 대해서 자신들의 우군을 좀 확보할 수 있는 그런 노력을 하는 거고. 그게 이제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같은 경우가 되겠죠. 그다음에 아세안, RCEP의 지역경제동반자협정도 그런 상황에서 체결이 되고 외교적으로 집중을 하고 국내적으로는 올해가 공산당 창당 100주년입니다. 그러니까 국내적 애국주의를 고취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국내가 안정이 돼야 되고 국내 안정의 핵심은 중국 경제력의 회복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일단 우회적으로 이런 것을 돌파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아마 동아시아태평양지역의 큰 그림이 그려지는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 한 3, 4개월 이후에는 좀 더 공식적이고 제도적인 그런 대응이 나오겠지만 지금은 그런 큰 틀에서 아마 미국을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지난 20일, 중국군과 인도군은 10차 군사 실무 회담을 했습니다. 분쟁 지역에 배치된 병력들의 추가 철수를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나라가 사령관급 군사 채널을 가동하면서 국경지대 긴장 완화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지난해 인도군과의 충돌 영상을 기습적으로 공개한 것이 양국 관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인도 정부는 아직까지 중국의 충돌 영상 공개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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