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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공무원 됐으니 떡 돌려라?…종로구 "구청장이 돌리겠다"

입력 2021-02-18 18:30 수정 2021-02-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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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캡쳐〉〈사진-JTBC 캡쳐〉
공무원의 '시보떡' 문화가 연일 논란입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처음 6개월 동안은 수습사원 같은 이른바 '시보 기간'을 보냅니다.

이 기간이 끝나 정식 임용된 신입 공무원이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돌리는 떡을 '시보떡'이라 말합니다.

선배들의 가르침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시작했다지만 당사자들에겐 점점 부담되는 분위기입니다.

시보떡을 준비하기 위해 월급의 반을 썼다는 하소연도 나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보를 끝낸 동기가 형편이 어려워 백설기만 하나씩 돌렸더니 옆 팀 팀장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포털 사이트에 '시보떡'을 검색하면 이를 판매하는 업체의 홍보 글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종류는 떡뿐만 아니라 빵, 수건, 수제과자 등 다양합니다.

포털 사이트에 '시보떡'을 검색하면 나오는 판매 페이지.〈사진-포털사이트 캡쳐〉포털 사이트에 '시보떡'을 검색하면 나오는 판매 페이지.〈사진-포털사이트 캡쳐〉
'악습'이 정례화됐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 누리꾼은 "시보·계약직·수습이 끝나고 정규직이 되면 한턱내는 문화는 텃세와 우월의식에서 온 이상한 특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좋은 마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 때문에 의미가 변질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서로 챙기는 게 나쁜 게 아닌데 고마워할 줄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여러 좋은 취지의 관행이 악습이 되고 각박해진다"고 말했습니다.

시보떡을 돌리는 게 의무는 아닙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에 따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는 것이 당사자들의 입장입니다.

혼자만 하지 않을 경우, 다른 동료와 비교되는 것도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어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회 업무보고에서 시보떡 관행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확인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종로구 "잘못된 관습 타파…구청장이 다과 지급"

이런 문화를 깨기 위해 나선 지자체도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는 공무원이 시보떡을 돌리는 대신 구청장이 다과를 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오늘 종로구는 "올해부터 구청장이 신입 공무원에게 '격려 메시지'와 '도서'를 선물하고, 선배 직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다과를 지급한다"고 말했습니다.

잘못된 관습은 버리고, 사회 초년생에게 경제적 지출이 강요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 차원에서 축하하겠다는 겁니다.

종로구는 조직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 신입 공무원과 업무를 도운 선배 직원들 모두에게 격려와 고마움을 전하는 방안을 계속 고민하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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