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 드디어 오셨네 엄마.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니? 나도 네가 보고 싶었지.)]
[앵커]
배우 윤여정 씨뿐 아니라 딸이자 엄마, 그리고 아내 '모니카'를 섬세하게 그려낸 한예리 씨도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카데미상 깜짝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데, 직접 작품 뒷얘기를 풀어 놓았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허허벌판에 변변한 계단조차 없는 바퀴 달린 집,
[영화 '미나리' : 점점 더 심해진다.]
낯선 땅에 뿌리내리는 이민 가정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외딴 시골에서 진짜 가족처럼 지냈습니다.
[한예리/배우 : 한참 더울 때 촬영을 해서 평균 기온이 40도 정도 됐었고요. 아이들 걱정이 제일 많이 됐어요.]
재미교포 감독의 어린 시절 경험이 녹아든 작품이지만…
[정이삭/감독 : 미나리를 만들기까지 다양한 경험이 필요했어요. 아버지가 되는 일과 실패와 실망을 겪는 것 같은 거요.]
그의 할머니나 엄마를 그대로 옮겨 놓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자유 속에서 한예리는 조용하지만 강인한 아내이자 엄마, 딸이기도 한 '모니카'를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엄마가 바리바리 싸 온 보따리를 풀며 울컥할 땐,
[영화 '미나리' : 멸치도 가져온 거야? (야 또 울어? 멸치 때문에 울어?)]
정겨움과 그리움, 그리고 위로까지 전해집니다.
[산드라 오/배우 : 모니카가 고춧가루를 먹을 때 왈칵 울음이 터졌어요. '내가 이런 선물이 필요한지 미처 몰랐어' 이런 느낌…]
독립영화를 여러 차례 찍어봤지만 막상 비행기에 오르자 덜컥 겁부터 났는데, 55년차 배우 윤여정의 모습은 용기와 도전이 됐습니다.
[한예리/배우 : 어떻게 이 연세에도 겁을 안 내실까. 뭐든 이렇게 해 보려고 하실까…]
직접 부른 엔딩곡 '비의 노래'가 아카데미상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올랐고, 한예리가 오스카의 깜짝 후보가 될 수 있다는 현지 예측도 쏟아지지만 그저 손사래만 칩니다.
다만 영화 자랑만큼은 빼놓지 않았습니다.
[한예리/배우 : (삶에는) 희생과 고통도 따르지만, 어떤 순간순간 아름다운 지점들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미나리'는 그런 부분을 잘 보여주는 영화…]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