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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헤엄쳐 월남한 20대 남성...신병 확보까지 전말

입력 2021-02-17 14:28 수정 2021-02-17 16:04

바다 헤엄쳐 월남한 20대 남성...신병 확보까지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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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헤엄쳐 월남한 20대 남성...신병 확보까지 전말

어제(16일) 새벽 강원도 고성 해안가로 들어온 북한 20대 남성은 바다를 헤엄쳐 육지에 오른 뒤 배수로로 해안 철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군에 그의 움직임이 처음 포착된 곳은 군사분계선(MDL)에서 8㎞ 떨어진 곳으로 일반전초(GOP)보다 훨씬 아래쪽이었습니다.
명백한 경계 실패인 셈입니다.
육군이 해안에서 수색·경계 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육군〉육군이 해안에서 수색·경계 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육군〉

군 당국은 오늘(17일) 오전 "해당 인원이 해안으로 올라온 이후 우리 군 감시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배수로 차단시설이 미흡했던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군 당국의 공개 발표에 따라,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하기까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군 근무자는 어제(16일) 오전 4시20분쯤 제진검문소 CCTV를 통해 남성의 모습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해당 검문소는 고성 통일전망대와 인근 둘레길을 방문하는 시민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곳입니다.

이후 5분 대기조가 출동하면서 상황이 매우 급하게 돌아갔습니다. 6시30분쯤 적의 침투·도발 징후가 확실할 때 발령되는 최고 수준 경계태세 '진돗개 하나'도 발령됐는데, 이는 수색작업에 차질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신병 확보가 이뤄진 오전 7시20분까지 3시간 동안 행방이 묘연해져 비상이 걸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군 당국은 이 남성의 신병을 제진검문소에서 수백m 떨어진 산기슭에서 확보했습니다. 이때 남성은 기진맥진한 채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육군이 해안에서 수색·경계 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육군〉육군이 해안에서 수색·경계 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육군〉
합참과 지상군작전사령부는 해당 부대에 전비태세검열실 관계자를 보내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성이 해안으로 오는 동안 여러 차례 군 감시장비에 찍혔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남성이 해안철책 밑 배수로를 뚫고 들어와 7번국도를 걸어서 검문소 근처까지 온 점도 파악됐습니다. 그는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친 뒤 상륙 지점에 해당 용품들을 버렸습니다. 잠수복은 일반적인 검은색 고무 재질 잠수복이 아니라, 철제 헬멧과 분리되는 형태의 '머구리 잠수복'이었습니다. 주로 어부들이 주로 입는 잠수복입니다.

군 당국자는 "이 남성이 탈북의사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군인이 아닌 민간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남성의 신원과 탈북 루트를 규명하고, 군의 경계 실패에 대한 문책 등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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