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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노동자도 살 수 있는 세상, 공정위도 나서달라"…파업 60일 넘긴 트윈타워 청소노동자의 호소

입력 2021-02-15 18:32 수정 2021-02-1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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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LG 불공정거래 규탄과 공정위 조사 촉구' 기자회견. 〈사진=강나현 기자〉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LG 불공정거래 규탄과 공정위 조사 촉구' 기자회견. 〈사진=강나현 기자〉


집단해고를 당한 트윈타워 청소노동자의 파업 농성이 두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공정위가 LG를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G가 구광모 회장 두 고모 소유인 해당 청소용역회사(지수아이앤씨)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고용 문제뿐 아니라 불공정거래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 분회는 오늘(15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LG의 불공정거래 문제를 규탄하고 공정위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발언자로 나선 김경율 경제민주주의 21 공동대표는 "청소용역회사는 기술이나 자본이 크게 필요치 않다. 자본금 5억원으로 1년에 50억원 영업이익을 내고 배당금으로 50억원 넘게 가져간 건 '땅 짚고 헤엄치기'를 한 셈" 이라며 "부당한 거래로 충분히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주주들은 수 천억원 매출과 그로 인한 사실상의 '불로소득'을 챙기는데 하루하루 장시간 노동에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삶은 왜 길바닥에 내몰려야 하냐"며 "구 회장 고모가 지수아이앤씨 지분을 판다 해도 금방 비슷한 회사를 만들어 일감을 또 몰아주면 문제는 반복될 것" 이라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당국 차원의 적극적인 조사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공정위는 '조사가 가능한지 모니터링 중'이라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도 "지분 매각과 별개로 지난 10년 동안 LG그룹 계열사가 부당지원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 '계열사가 아니라 적용할 법이 마땅치 않다'는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일단 사실관계부터 명백히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정위의 조사를 촉구했다. 배 의원은 "이번 상임위에서도 해당 사안을 적극적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도 참석해 발언을 보탰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62일째 파업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자들은 "(회사의 주장대로)서비스 품질에 문제가 있다면 결국 LG의 불공정거래와 일감 몰아주기에 의한 결과"라며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고 책임도 인정하지 않는 지분 매각은 결국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공정위가 빨리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 대표인 박소영 분회장은 "12년째 청소를 하고 있다. 다른 곳에선 용역업체가 바뀌어도 청소노동자 인력은 고용 승계를 이어갔는데 지수아이앤씨는 10년 넘게 일하다 노조 만들었다는 이유로 우리를 해고했다" 며 "밑바닥 청소노동자들이 땀 흘려 일한 만큼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도록 공정위와 국회에서도 도와달라" 고 호소했다.

강나현 기자 kang.nahy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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