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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후티 반군 '테러조직' 철회…사우디와 관계 냉각|아침& 세계

입력 2021-02-15 08:36 수정 2021-02-15 09:44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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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연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과 전쟁 중인 예멘 후티 반군을 테러 조직 명단에서 뺐습니다. 현지 시간 16일부터 테러 조직 지정 철회의 효과가 발생합니다. 전통적인 우방이자 동맹인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브하 공항을 공격한 예멘 후티 반군의 무장 드론 두 대가 사우디 주도 연합군에 의해 격추됐습니다. 지난 10일에도 후티 반군은 무장 드론을 이용해 사우디를 공격했습니다. 아브하 공항에 있던 항공기에서 불이 났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예멘 남부 아덴 공항에서 후티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 최소 2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폭발 사건의 책임을 물어 후티 반군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만에 후티 반군에 대한 테러 조직 지정을 철회했습니다. 지나친 제재로 예멘 국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7년째 계속되고 있는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예멘 국민들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우디에 무기를 판매해왔던 미국의 지원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예멘 내전이 사실상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으로 흐르면서 후티 반군의 뒤에 이란이 있는 상황인데, 미국의 이 같은 결정이 단순히 인권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예멘 전쟁은 끝나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약속을 강조하기 위해,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포함해 공격 작전과 관련한 미국의 모든 지원을 종료할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3년 가까이 수감됐던 사우디 여성 인권운동가 루자인 알하스룰이 지난 10일 석방됐습니다. 오는 3월 중 석방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그보다도 훨씬 더 빨리 풀려난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의 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를 다시 평가하겠다고 나선 것이 조기 석방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알하스룰의 가족들 역시 미국의 압박 덕분에 알하스룰이 빨리 풀려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루자인 알하스룰의 자매 : 알하스룰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집권하고 몇주 만에 석방됐습니다. 그렇습니다. 국제적인 압력 없이는 (사우디에서) 어떤 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변화, 그리고 그에 따른 중동 정세를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의 전통적인 우방, 사우디와 거리두기를 하는 모양새입니다. 인권문제가 주로 얘기되고 있는데 그 밖에도 다른 이유들이 더 있을까요?

    역시 그 무엇보다도 이란과의 관계에서인데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이 어떻게 해서든지 핵무장이라든지 핵개발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입장이고 바이든 행정부는 합리적인 방안에서 이란의 핵으로 가는 길을 막고자 하는데 그 둘이 방법은 사실은 궁극적으로는 같아요. 그런데 가는 방법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이제 미국은 이란의 제재를 풀면서 정상적인 상태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긴 시간을 길게 보는데 사우디는 마음이 급합니다. 이란이 만약에 핵무기를 하겠다면 자기네들도 해야겠다는 얘기거든요. 그런데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라든지 미 민주당에서는 이란과 유화적인 자세였기 때문에 사우디는 지금 그거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있는 시간이 없고 따라서 지금 미국에 계속적으로 지금 사이가 나빠질 수밖에 없죠. 더군다나 사우디 같은 경우에는 이란이 가지고 있는 탄도미사일에 대해서 굉장히 노골적으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요. 심지어는 탄도미사일을 막기 위해서 사우디도 지금 중국과 거래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저런 보이지 않는 손들이 작용하면서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트럼프 시대 때보다는 확실히 나빠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앞으로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 변화 이란 핵협정 복귀 문제 등 향후 중동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전망하세요?

    미국이 새로운 행정부가 정확하게 외교정책의 두 가지를 얘기했죠. 민주주의와 인권을 얘기했고요. 그리고 미국이 세계조종자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를 했거든요. 따라서 이런 관계 속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기본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했던 것처럼 모든 걸 다 받아주었던 행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인권문제라든지 이런 문제들에서 분명히 훈수를 둘 거고요. 사우디는 그럴수록 사실은 왕가의 권위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이런 상황들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굉장히 뭐라 그럴까요. 불편한데 이것을 이기기 위해서 지금 주변 국가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결국 궁극적으로 이스라엘도 미국에 대해서 이란과 미국이 가까이 가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미국이 결정하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이란과의 핵협정 복귀를 한다면 이란과 사우디 또 미국과 사우디 관계는 좋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 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의 일환으로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대한 기밀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도 주목됩니다.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미국이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직접 지명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며 "사우디 왕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1945년 이후 75년이 넘게 동맹을 유지해 온 미국과 사우디가 어떤 관계로 변하게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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