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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사람도 없고 차례도 안 지내"…"40년 만에 이런 대목 처음"

입력 2021-02-11 15:44 수정 2021-02-11 16:38

"이번 설에는 조금만 사야죠"…농민도 시골 장터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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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에는 조금만 사야죠"…농민도 시골 장터도 '직격탄'

"아무도 안 와서 음식을 해도 먹을 사람이 없어요."

경북 경산시 하양읍 하양 시장이 북적북적합니다.
지난 9일 명절을 앞두고 시골 장터에 장이 서자 모처럼 활기를 띤 겁니다.
상인들은 코로나 19 유행 이후 손님이 이렇게 몰리긴 오랜만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9일 경북 경산시 하양읍 하양시장지난 9일 경북 경산시 하양읍 하양시장

하지만 내실은 없다고 했습니다. 평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반 토막 났습니다.
시민들이 명절을 앞두고 장을 보러 오긴 했지만, 많이 안 산다는 겁니다.
지난 9일 경북 경산시 하양읍 하양시장지난 9일 경북 경산시 하양읍 하양시장

실제 장을 보러온 시민들의 양손이 가볍습니다.
김용순 씨는 이날 차례상에 올릴 약간의 음식과 연휴에 남편과 먹을 만큼만 장을 봤습니다.
올 설에는 올 사람도 없고 먹을 사람도 없고 하니까 조금만 산 겁니다.

김 씨 부부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집합금지' 정부 방침에 따라 자식들에게도 올 설에는 오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대신 코로나 19가 조금 잠잠해지면 그때 오라고 했습니다.

가족들이 안 모이는 만큼 이번 설에는 차례를 안 지낸다는 시민들도 꽤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제수를 파는 가게들은 타격이 큽니다.

지난 9일 경북 경산시 하양읍 하양시장지난 9일 경북 경산시 하양읍 하양시장

"사과도 배도 한 개만 주세요"…"남는 물건 뒤처리도 걱정"

과일을 파는 주현숙 씨는 차례상에 올라가는 사과와 배가 고작 1~2개씩만 나간다고 했습니다.
예년 같았으면 명절 대목 한 상자씩 나갔지만, 올해는 아니라는 겁니다.

40년 넘게 정육점을 한 김규승 씨도 명절을 앞두고 이런 분위기가 처음이라며 말했습니다.

21년째 수산물을 판매하는 이상용 씨는 걱정이 앞섭니다.
대목에 맞춰 생선을 많이 가져왔는데 안 팔리니 나중에 뒤처리가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시골 장터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대목에 팔지 못해 창고에 가득 쌓인 대추대목에 팔지 못해 창고에 가득 쌓인 대추

창고에 가득 쌓인 대추…올 설에는 차례상도 외면

농가도 울상입니다.
대추 농가의 경우 지난해보다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대추는 대표적인 제수용 과일입니다.
창고에는 팔리지 않은 대추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중국산 대추가 들어와 힘든 상황에서 올 설에는 차례상도 줄여 직격탄을 맞은 겁니다.
명절을 앞두고 경기가 가장 활발한 시기를 뜻하는 대목, 시골 장터와 농가에선 한숨이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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