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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에 재역전 중?...부산표본 167명뿐 사실상 오차범위내 각축

입력 2021-02-09 17:54 수정 2021-02-09 18:14

"지역별 여론조사 분석할 때, 오차범위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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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여론조사 분석할 때, 오차범위도 커져"

8일 한 여론조사 발표 후, 이런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서울·부산 지지율, 국민의힘 앞서"
"지지율 재역전…서울·부산 모두 국민의힘이 민주당 앞서"

서울과 부산지역에서 국민의힘의 정당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섰다는 내용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잘못된 분석입니다.

이유를 살펴볼까요.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조사한 겁니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9명으로 대상으로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국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서울 민심으로 보기 위해 서울 응답자만 추려서보니, 정당지지율이 국민의힘이 35.2%로 25.7%를 기록한 민주당보다 9.5%p 높게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여론조사에는 '오차범위'란 개념이 있습니다. 일부 표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정도 오차가 있을 수 있으니, 오차범위 안에서는 차이는 무의미하다'는 뜻인데요. 조사 대상이 많을수록 오차범위는 줄어들게 됩니다. 해당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2.0포인트였습니다. 그러니깐 4%p까지의 차이는 오차범위 내이니 '누가 더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불가능하단 뜻입니다.

그런데 이 오차범위는 전국 대상(응답자 2519명)일 때를 말합니다. 지역별로 따질 땐, 오차범위는 달라집니다. 표본수가 줄어들기 때문이죠.

해당 여론조사의 서울지역 응답자 수는 전체 응답자의 25.9%로 653명입니다. 이 경우 오차범위는 ±3.84%포인트의 오차범위로 커집니다. 격차가 7.68%포인트보다는 커야 유의미한 격차로 인정할 수 있단 거죠. 서울에서 두 정당 지지율의 격차인 9.5%p는 이보다 크니 서울 지역에서 국민의힘이 우위를 점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정당 지지율 (2021년 2월 1주차)서울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정당 지지율 (2021년 2월 1주차)

문제는 부산입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묶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해당지역 응답자 중에 국민의힘을 지지한단 응답은 39.6%로 민주당 응답자(24.4%)보다 15.2%p 높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결과로 부산에서 국민의힘이 더 우위에 있다고 분석할 수 있을까요? 김봉신 리얼미터 수석부장은 "부울경 조사 결과로 부산으로 해석할 순 없다"고 말합니다.

부산에서 정당 지지율 말하려면, 부울경 응답자 중에서 부산 응답자만 추려야하기 때문입니다. 그 경우 응답자 수는 167명로 줄어듭니다. 이들이 응답한 지지율은 민주당이 27.2% 국민의힘이 38.9%으로 격차는 11.7%p. 이 경우 오차범위가 ±7.58%p로, 15.16%p이상 나야 우위를 가릴 수 있기 때문에 부산에서 두 정당간 지지율은 누가 더 우위에 있다고 보긴 어렵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부산 정당지지율, 국민의힘〉민주당 '오차범위 밖'"

이처럼 부산에서도 '오차범위 밖'이라고 말할 순 없을 뿐 아니라,

"국민의힘, 4월 보궐선거 열리는 서울-부산서 민주당 제압"

'제압'이라고도 말할 수는 없는 겁니다.

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여론조사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지역 등 하위 부문 분석을 할 때는 달라진 오차범위를 적용해야한다"며 "(몇몇 보도가) 잘못된 것이 맞지만, 여심위 차원에서 이를 제재할 규정은 없다"고 했습니다. 선관위 산하의 인터넷선거보도 심의위원회 관계자 역시 "잘못 보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안내 조치를 하고 있지만 많이 나아지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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