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황희 '박사 논문'도 도마 위…배현진 "혈세로 논문 샀다"

입력 2021-02-09 19:28 수정 2021-02-09 19:28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거짓말 논란'이 불거졌죠.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야당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설 이전에 사퇴하지 않으면 고발 조치에 나서겠다고 했는데요.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거짓말 논란' 김명수 '침묵'…국민의힘 "사자 몸속의 벌레" >

대법원 로비에 놓여진 정의의 여신상. 다른 나라의 여신상들과는 좀 다른 모습입니다. 한 손에 저울을 들고 있는 건 같지만, 다른 손에는 칼 대신 법전이 쥐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은 눈을 뜨고 있다는 점입니다. 법조계에선 이렇게 설명을 한다고 합니다. "눈을 떠서 당사자의 사정을 살피고, 저울에 달아서 공정성 있는 판단을 해보다가, 그래도 부족하면 법전을 펼쳐 공부하고 정확한 판결을 내린다"고 말입니다. 글쎄요. 어쩌면 이런 해석이 더 와닿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강욱/열린민주당 대표 (음성대역 / 출처 : 법은 정치를 심판할 수 있을까?) : 우리나라의 정의의 여신은 당사자의 신분과 지위를 확인해서 봐줄 사람인가 아닌가를 식별한 후에, 형식적으로 저울에 다는 척을 하다가, 손에 든 장부를 보고 나한테 뭘 갖다준 사람인지 아닌지를 확인한 다음 심판한다.]

사법부를 향한 국민들의 신뢰. 이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임식에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 (2017년 9월) : 오랜 역사적 교훈을 통해 이룩한 사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거나 정치적인 세력 등의 부당한 영향력이 침투할 틈이 조금이라도 허용되는 순간 어렵사리 이루어낸 사법부 독립은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말 것입니다.]

정작 본인이 '사법농단' 재판거래 혐의를 받았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정의의 여신이 국민이 아닌 정치권의 눈치를 살핀 겁니다. 3권 분립은 무너졌고, 견제와 비판 기능은 사라졌습니다. 약자들의 마지막 보루, 대법원의 신뢰도 함께 금이 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김명수 대법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사법부 독립을 강조했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2017년 9월) : 저는 대법원장으로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온몸으로 막아내고, 사법부의 독립을 확고히 하는 것이 국민의 준엄한 명령임을 한시도 잊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김 대법원장 역시 눈을 질끈 감지는 못한 듯합니다. 정의의 여신의 눈길, 여전히 정치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아니다, 부인을 했지만 '거짓말'이란 딱지만 하나 더 붙었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지난해 5월 22일) : 더 툭 까놓고 이야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 그치? 정치적인 그런 것은 또 상황은 다른 문제니까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다…]

국민의힘은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김 대법원장을 향해 "입법부의 로비스트가 돼 '탄핵 거래'를 했다"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판사 출신이기도 하죠.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 대법원장을 벌레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사자가 죽으면 무서워서 밖에서 딴 짐승이 못 덤벼드는 반면에 사자 몸 안에서 더러운 벌레가 생겨서 사자를 모두 부패시키는 것입니다. 제발 법원의 사자신중충이 되지 말고 조속히 물러나길 바랍니다.]

국회 대정부 질문에선 문재인 대통령까지 소환됐습니다.

[박성중/국민의힘 의원 (어제) : 이제는 대법원장마저 대통령께 머리를 조아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어제) : 누가 머리를 조아립니까? 지금이 조선왕조 시대입니까?]

더불어민주당도 방어에 나섰습니다. 거짓말보다 몰래 녹음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겁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 몰래 녹음해 이를 본인의 안위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모습에서 법복에 의해 만들어진 신성한 이미지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국민의힘에선 민주당 이탄희 의원도 몰래 녹음을 했었다, 역공을 취했습니다.

[최형두/국민의힘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이분이 판사 출신인데 이 의원도 자신과의 상사 임종헌이라고 예전에 법원행정처 차장 하셨던 분인데 그분과의 대화를 녹음을 해서 이분은 진실공방이 벌어졌을 때 그 진실공방의 진의를 밝히려고 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 녹취에서 고발을 했습니다. 그 행위는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몰래한 녹음, 논란이 있을 순 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탄희 의원의 녹음, 사법농단의 실체를 밝히는 증거로 활용됐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대화 녹음이 거짓말을 밝혔듯 말입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판사들. 의외로 법원 내부는 잠잠합니다. 법원 내부망에 글 두 개가 올라온 게 전부인데, 댓글이 없는 '무플' 상태라고 합니다. 법관들의 의사 표명이 자칫 '정치적 편가르기'로 오용될까,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사법농단' 혐의로 탄핵을 당한 임성근 부장판사, 거짓말을 한 김명수 대법원장. 딱히 할 말이 없을 듯도 싶습니다.

지난 2018년이었죠.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가 한창이던 시절, 김명수 대법원장이 '화염병 테러'를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민사사건 재판에 불만을 품고, 대법원장을 공격한 건데요. 당시 '사법농단' 의혹으로 추락한, 사법부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었죠. 떨어질 대로 떨어졌던 사법부에 대한 신뢰, 지금은 회복이 됐을까요. 거짓말 논란 속에도 김명수 대법원장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 3인 가족 생활비 월 60만원? 황희 "실제론 300만원 정도" >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백리로 꼽히죠. 황희 정승입니다. 말 그대로 정승까지 지냈지만, 청빈한 삶을 살았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멍석만 깐 허름한 집에, 된장과 고추장밖에 없는 걸 본 세종이 "정승이 어찌 이런 누추한 곳에 사느냐" 새집을 지어줬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조선시대로 치면, 정승까진 아니지만 '판서' 정도는 되겠죠. 또다른 황희, 문화체육부장관 후보자가 '검소한 삶' 때문에 입길에 오르내렸습니다. 지난 2019년, 한 달 평균 생활비를 60만 원만 사용했다는 보도가 이어진 겁니다. 황 후보자는 3인 가족인데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인 가족의 월 평균 지출은 290만 원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은 "황희 정승도 믿지 못할 자린고비 수준"이라며 의문을 표시했는데요. 오늘 황 후보자가 직접 해명을 내놨습니다.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 제 생활비 중에 집세 빼고 보험료 빼고 여러 가지 어디에 그런 학비 빼고 그냥 카드 쓴 것 중에 잡힌 거 그거가 720만원 되는데 그것을 12로 나눈, 또 그렇게 되면은 또 어떤 게 전제되냐면 제 통장에는 돈이 제로일 것이다. 이런 거가 다 이렇게 합쳐져서 아마 60만원이 계산이 됐는데. 실제로 따져보면 한 학비 빼고도 300만원 정도 나옵니다.]

황 후보자의 월 60만 원 생활비설. 국회에 제출했던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 때문이었는데요. 당시 연말정산에서 빠졌던 배우자의 카드 사용액과 월세, 관리비, 보험료 등도 공개를 했습니다. 월 300만 원의 생활비.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적은 비용도 아닙니다.

황 후보자 가족의 통장 숫자도 문제가 됐었죠. 이것도 60만 원 생활비 설에서 파생이 된 건데요. 쓴 돈도 적으면서, 무슨 통장이 그리 많냐는 겁니다. 이에 대해서도 해명을 했습니다. 선거에 계속 출마하는 과정에서 통장을 새로 발급받은 거다, 설명을 한 겁니다.

황 후보자가 잘못을 시인한 것도 있습니다. 국회에 병가를 내고, 가족들과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불거졌었죠. 부적절한 처사였다, 고개를 숙였습니다.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 원내에 물어봤었죠. 이게 지금 나가도 되냐. 그랬더니 아마 추경 이게 여야 간에 합의가 어려우니깐 갔다 오려면 빨리 갔다 오는 게 낫겠다. 그때 나간 뒤에 이제 본회의가 여야 합의돼서 잡혔고요. SNS에 이만저만해서 이런 사정으로 가족과 스페인에 이거 왔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너무 부적절한 처신입니다. 이렇게 사과도 올리고 많은 지적도 받고 그랬습니다.]

황 후보자의 박사 논문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국민 혈세로 논문을 산 게 아니냐는 겁니다.

[배현진/국민의힘 의원 : 후보자의 대학원 박사논문과정 지도교수시죠. 2000만원을 받고 국토교통위로부터 발주를 받아서 연구를 진행하셨고요. 2017년 12월에 보고서를 완료하셨습니다. 후보자의 박사 학위 졸업논문이요. 2017년 12월에 완료돼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시게 됐죠? 지도교수께서 연구보고서를 완료해서 국회에 제출하셨던 그 시기와 후보자께서 논문을 완성했던 시기가 공교롭게도 일치합니다.]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 어떤 것을 차용한다거나 이야기가 비슷하거나 할 수 있는데요. 실제 논문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메인 바디에 들어가서는 전혀 다른 결과이기 때문에요. 논문은 부족합니다만 감히 실제 그다음에 표절 이것을 보더라도 한 25% 넘어야 되는데 5% 미만이 나오는데요. 논문은 졸작입니다. 그렇지만 실제 그 부분은 제가 쓴 게 맞습니다.]

각종 의혹 제기 속에도 황 후보자는 일할 기회를 달라, 호소를 했는데요. 국민의힘은 사실상 '부적격' 결론을 내린 상황입니다.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과정에서 또 한차례 진통이 예상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거짓말 논란' 김명수 '침묵'…국민의힘 "사자 몸속의 벌레" >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