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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대선…36세 사회주의 경제학자 선두|아침& 세계

입력 2021-02-09 09:07 수정 2021-02-09 10:18

임수진 대구가톨릭대 중남미학부 교수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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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진 대구가톨릭대 중남미학부 교수 연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우리 시간으로 어제(8일) 오전 중남미 에콰도르에서 대통령 선거 투표가 마무리됐습니다. 중간 개표 결과 1985년생으로 36살인 젊은 사회주의 경제학자 안드레스 아라우스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레닌 모레노 현 대통령에 이어 오는 5월부터 4년 동안 에콰도르를 이끌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진행됐습니다. 인구 1천7백만 명의 에콰도르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5만 명을 넘어서는 등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각합니다. 마스크는 물론이고 안면 가림막까지 챙겨 투표에 나선 유권자들은 선거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더욱 빨라질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유권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에콰도르 유권자 : 걱정과 긴장감이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이 두렵고, 우리가 겪고 있는 나라의 불안정성과 당선될 후보도 걱정됩니다.]

중간 개표 결과 사회주의 경제학자인 안드레스 아라우스 후보가 3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16명의 후보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후보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우파로 분류되는 은행원 출신 기예르모 라소 후보와 원주민 후보인 야쿠 페레즈는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에콰도르 대선은 1위 후보가 과반 득표를 하거나 40% 이상 득표하고 2위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따돌리면 당선이 확정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1위와 2위 양자 간에 2차 결선 투표가 다시 진행됩니다. 현재로서는 2차 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높지만, 아라우스 후보는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안드레스 아라우스/에콰도르 대통령 후보 : 의심의 여지 없이, 우리는 1위입니다. 우리는 여러 지역에서 압도적 표를 받았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것은 국가 전체를 대표하는 승리입니다.]

에콰도르에서는 지난 2019년, 레닌 모레노 정부가 유류 보조금 폐지를 비롯해 세금과 노동 개혁 등 긴축 정책을 펼치자 이에 반발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렬하게 펼쳐졌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도 매우 큽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회주의 노선을 지향하면서 백만 가구에 각 천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1만 원의 긴급생활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아라우스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의미가 크다는 분석입니다. 아라우스 후보는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 집권한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주의 정책을 계승할 후보로 낙점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임수진 대구 가톨릭대 중남미학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에콰도르 대선 최종 집계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지만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좌파성향의 젊은 경제학자이자 코레아 전 대통령을 계승할 인물로 꼽히는 아라우스 후보가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에콰도르의 민심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사회주의 성향의 두 후보가 결선 투표에 오른 것은 라틴아메리카 역사에서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입니다. 정치권의 부패 척결을 주장하고 온건 사회주의자라는 공통점이 있는 환경운동가 야쿠 페레스가 결선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고요. 그리고 정치신인 에르바스 후보가 16%나 득표한 것을 보면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위기 속에서 현 정부의 긴축정책에 대한 반감 또 유권자들의 기존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봅니다. 결선투표 결과는 1차 투표에서 탈락한 14명 후보의 표가 어느 후보에게 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야쿠 페레스가 결선투표에 오르고 또 온건한 정책을 강조한다면 코레아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아라우스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코레아 심판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야쿠 페레스 후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 에콰도르가 4년 만에 다시 좌파성향의 정권으로 돌아가게 되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등을 돌리고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 이웃 사회주의 정권과의 관계를 회복할 것이다 이런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남미 정세 어떻게 전망하고 계세요?

    아라우스 후보는 최근에 볼리비아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라틴아메리카 사회주의 국가들과 관계 복원에 나서게 될 것이고요. 코레아 전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IMF 금융지원 대신에 중국 차관을 도입하고 미국과의 통상협정 협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면에 2위 야쿠 페레스 후보는 또 사회주의자이고 다국적 기업의 에콰도르 개발에 부정적 입장이기는 합니다마는 인권과 환경이 정책 우선순위이고 또 대외정책에서는 중국과의 거리를 두고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와는 또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 동안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에서 좌파 성향의 대통령들이 잇따라 당선됐습니다. 그리고 이제 에콰도르에서도 좌파 성향 대통령이 다시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2010년을 전후해 세력이 약해졌던 이른바 '중남미 좌파 벨트'의 부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에콰도르 대통령 선거 최종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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