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터에서의 노동자의 허망한 죽음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부가 특별관리를 해온 현대중공업에서 또 사고가 났는데, 크게 바뀌지 않은 현장을 또 한 번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강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울산 현대중공업 공장에서 사고가 난 건 지난 5일입니다.
작업 중이던 2.6톤짜리 철판이 흘러내리면서 지나가던 노동자 강모 씨를 덮쳤습니다.
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강씨는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안전지침은 이번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철판 작업을 하는 협력업체의 작업지시서입니다.
통행로 확보 등 작업 전 안전 조치를 했는지 점검하는 표는 모두 빈칸입니다.
통행로가 충분히 확보되었다면 강씨 위로 큰 철판이 떨어지는 일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해당 작업은 당일 작업현황표에도 없던 일이었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현대중공업 표준작업지도서에선 평평한 철판부터 먼저 작업해야 한다고 나와 있는데 강씨를 덮친 철판은 위로 볼록하게 굴곡이 진 철판이었습니다.
작업 순서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정재환/현대중공업 노조 부장 : 표준작업지도서를 개정하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이렇게 바뀌지 않는 현장을 보면 참 안타깝고…]
현대중공업은 "노동조합과 경찰, 노동부 등과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현대중공업에선 지난해 4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노동부는 현대중공업을 '안전관리 불량사업장'으로 지정해 특별관리를 해왔습니다.
현대중공업도 3년간 안전 분야에 3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사고는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