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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휴일 검사장급 인사 전격 발표…윤석열도 몰랐다

입력 2021-02-07 17:07

"조직안정 차원"vs"총장 패싱"…`박-윤 갈등' 불씨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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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안정 차원"vs"총장 패싱"…`박-윤 갈등' 불씨될 수도

박범계, 휴일 검사장급 인사 전격 발표…윤석열도 몰랐다

법무부가 휴일인 7일 대검찰청에 사전 통보 없이 검사장급 인사를 전격 발표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인사안을 구체적으로 협의도 하지 않은 채 인사를 발표했다며 불쾌한 기색을 보였고, 법무부는 검찰 조직안정을 위해 인사 시기를 앞당겼다고 성명했다.

◇ 법무부, 휴일 인사 발표…대검, 사전 통보 못 받아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검사장급 인사 발표 계획이 처음 알려진 건 오후 12시 20분께. 그로부터 한 시간 뒤 오후 1시 30분께 인사안이 발표됐다.

대검 측은 이날 인사 발표에 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법무부는 인사 발표 직전 대검 측에 확정된 인사안을 전달했지만, 대검 측은 이미 완성된 안을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인사안이 확정되기 전에 인사 초안이나 인사 발표 계획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는 이번 주 초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법무부 측은 예고 없는 인사 발표에 대해 "인사가 늦어지는 것은 검찰 조직의 안정이라는 인사 취지를 해할 우려가 있어서 인사 시기를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검 측은 법무부가 문서로 개별 인사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검사장 인사를 기습적으로 확정·발표한 것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일과 5일 윤 총장을 2차례 만났지만, 개별 인사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주요 인사 방향에 관한 논의만 이뤄졌다. 대검 측은 법무부에서 구체적인 인사안이 넘어오면 의견을 피력할 계획이었다.

검찰 내부에서는 박 장관과 윤 총장 간 주요 보직 외 세부적인 인사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사실상 '총장 패싱'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 총장도 이날 기습 인사 발표에 상당히 불쾌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장관이 검찰총장을 두 번 만났다는 형식보다는 검찰총장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등 내용이 중요하다"며 "검찰총장을 건너뛴 기습 인사 발표는 추미애 장관 때보다 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 발표로 향후 법무부와 대검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인사 포인트 '이성윤·이두봉 유임·심재철 전보'

검찰 내부에서는 박 장관이 검찰청법의 '검찰총장의 인사 의견 청취' 조항을 좁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예견된 수순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청법 34조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하도록 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분명히 의견을 듣는다고 돼 있으니 법대로 충실히 하겠다는 생각"이라면서도 "검찰청법의 입법 취지나 운영의 관행을 다 포함해 보면 '협의'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의 발언은 윤 총장의 의견을 듣겠지만 최종 인사는 윤 총장의 의견에 구속받지 않고 재량껏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읽혔다.

특히 이날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두봉 대전지검장의 유임,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의 전보 조치는 박 장관이 상당히 고심해 내놓은 '타협책'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전지검은 최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검찰 대표 요직인 검찰국장에 임명됐다가 반년 만에 자리를 옮기는 된 심 국장은 '추미애 라인' 검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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