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노담 금연캠페인'은 외국인 대상?…'좋아요' 조작 정황에도 경품

입력 2021-02-05 16:46 수정 2021-02-05 16:50

보건복지부 금연캠페인 경품공모 당첨 조작 의혹…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작 정황 알고도 진행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보건복지부 금연캠페인 경품공모 당첨 조작 의혹…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작 정황 알고도 진행

보건복지부 금연캠페인 '노담 릴레이'보건복지부 금연캠페인 '노담 릴레이'

보건복지부가 SNS를 통해 진행한 금연 캠페인입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노담(No 담배)릴레이'를 위해 경품을 내걸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금연홍보 영상을 만들어 올린 뒤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순서대로 경품을 지급하는 겁니다. 1등 경품은 시가 77만 원 상당의 갤럭시탭이고, 2등은 시가 11만 원의 갤럭시 버즈 플레이입니다. 3등도 3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받습니다.

노담 릴레이 '좋아요' 조작 의혹 외국인 계정노담 릴레이 '좋아요' 조작 의혹 외국인 계정

그럼 열심히 금연 캠페인에 참가해 당첨된 사람들이 누구인지 볼까요? 지난 2일 당첨자가 발표됐는데 3명을 뽑는 1등은 많게는 2,500개에 가까운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좋아요'를 누른 계정 가운데 외국인으로 보이는 계정이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1등 당첨자 가운데 많게는 90%가 넘는 '좋아요'가 외국인 계정인 경우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비정상적 '좋아요' 증가인스타그램 비정상적 '좋아요' 증가

도대체 외국인들이 왜 우리나라 금연 캠페인에 관심을 가졌을까요? 수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노담 릴레이 캠페인 영상에서 '좋아요'를 누르려면 일반적으로 영상을 시청해야 합니다. 하지만 JTBC 제보자가 확인한 계정 가운데는 조회 수가 3 늘어나는 동안 '좋아요'는 136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무언가 정상적이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좋아요'가 조작됐을 수 있는 거죠.

인스타그램 '좋아요' 판매 사이트인스타그램 '좋아요' 판매 사이트

실제 온라인에서는 인스타그램 '좋아요'와 '팔로워'를 늘려준다는 광고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 계정 '좋아요' 100개당 1,000원이고 한국인인 50개에 3,000원이라는 광고도 있습니다. 산술적으로는 이번 '노담 릴레이' 1등 안정권인 1,600개 '좋아요'를 얻는데 1만6천 원이면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결국, 이런 식의 조작된 '좋아요'를 걸러내지 못했다면 이번 노담 캠페인은 금연 홍보보다는 '반칙왕 선발대회'와 다를 바 없습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한국건강증진개발원

하지만 노담 릴레이를 진행한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넘어갔습니다. 제보자가 수집한 증거를 통해 상품에 당첨된 계정 대다수가 '좋아요'를 조작한 정황이 확인하고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거르지 않고 그대로 선발한 겁니다. 캠페인을 진행한 담당자는 "'좋아요' 수를 조작했다는 정황이 있을 뿐 증거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자체적으로 법률검토를 한 결과 당첨자에게 개별적으로 조작 여부를 확인할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조작 의심은 있지만, 경품은 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취재가 시작되면서 보건복지부는 뒤늦게 제동을 걸었습니다. 일부 당첨자의 '좋아요' 조작이 의심되는 만큼 경품 지급을 중단하겠다는 겁니다. 이어 당첨자들을 개별 연락해 조작 여부를 확인한 뒤 이상이 없어야만 경품을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금연 캠페인이 공정한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