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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금태섭, 단일화 방안 '신경전'…여론조사 vs 토론

입력 2021-02-04 19:30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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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오늘(4일) 첫 단일화 논의를 나눴습니다. 양측은 회동 전부터 장외 신경전을 펼쳤는데요. 안 대표 측은 여론조사를 앞세웠고 금 전 의원은 토론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인 박영선 전 장관과 우상호 의원은 금 전 의원을 두고 잠시 의견이 갈리는 듯했다가 오늘은 다시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는데요. 박준우 반장이 여야 보궐선거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VVS (Feat. JUSTHIS) (Prod. GroovyRoom) : My life's shining like a VVS VVS 내 삶은 빛나 VVS VVS 보란 듯 나와 TV에 Now you see me babe 내 삶은 빛나 VVS VVS Skrt-skrt]

최근 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끈 'VVS'란 곡입니다. VVS는 다이아몬드의 투명도를 측정하는 등급 중 하나인데요. 'V'ery 'V'ery 'S'lightly included의 약자입니다. 매우 매우 조금이란 뜻이죠. 최고 등급은 아니고 6개 등급 중 3번째입니다. 감정사가 다이아몬드를 10배 확대해서 내부를 들여다 봐야지만 간신히 미세한 흠을 찾을 수 있는 정도를 말하는 건데요. 그냥 눈으로 봐서는 빛나고 투명한 다이아몬드입니다. 내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래퍼를 주제로 한 가사에 맞는 제목인 셈이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습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단일화 줄다리기 과정에서 조금 흠집이 나긴 했지만요. 정상을 향한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건데요. 어제 한 방송사가 실시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안철수 대표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인 국민의힘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을 7% 포인트 이상 차이로 따돌린 건데요. 3위인 오세훈 전 시장과는 11% 포인트 차이입니다. 국민의힘은 애초 오·나 두 사람이 출마하면 안 대표의 지지율 상당 부분을 갖고 올 수 있을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반문재인 성향의 지지자들이 일시적으로 안 대표에게 쏠린 것이란 판단이었죠. 김 위원장을 필두로 안 대표 무시 전략을 구사한 것도 이 때문이었고요.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달 25일) : 나는 누누이 얘기를 하지만 나는 국민의힘의 후보를 만드는 데 책임을 지는 사람이지 그거(안철수 대표와 단일화)에 대해서 나는 관심이 없어요.]

오·나 양강이 출마를 선언한지도 거의 한 달 가까이 돼 가는데요. 예상과는 달리 안 대표가 여전히 범야권 내 1위 유지하다 보니 국민의힘 내부도 좀 술렁이는 것 같습니다. 반면, 안 대표는 텐션이 올라간 것처럼 보이죠.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야권 후보 적합도나 또는 야권 후보 경쟁력 면에서 가장 앞서가는 제가 포함돼 있는 리그니까 A리그라고 말씀드립니다.]

어제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안 대표가 여당의 박영선·우상호 두 후보와 가상 양자대결을 했을 때 둘 모두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야권 주자로 나타났는데요. 아마 안 대표, 지금 속으로 이렇게 흥얼거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VVS (Feat. JUSTHIS) (Prod. GroovyRoom) : 보여줘야겠어 내가 망할 거랬던 놈들에게도 내가 잘될 거라 했던 너에게도 다 할게 최선 갈아끼워 다 새 거 My life's shining like a VVS VVS]

물론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선거 초중반전일 뿐이죠. 현재까지는 안 대표가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형국인 셈입니다. 안 대표는 오늘 오후 금태섭 전 의원과 직접 만나 처음으로 단일화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두 사람은 만나기 전부터 링 밖에서 치열한 여론전을 펼쳤습니다. 안 대표 측은 100%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태규/국민의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결국은 100% 여론조사가 될 가능성이 큽니까?) 저는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그것이 맞다고 봅니다. 여당 후보를 상대로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누구한테 물어봐야 되느냐. 그건 서울시민들한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부동의 '여론조사 1위'라는 기세를 몰아 여론조사로 승부를 짓자는 생각인 거죠.

반면 금태섭 전 의원은 안 대표의 약점을 토론으로 판단한 듯 합니다. 한때 안 대표와 한솥밥을 먹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도 안 대표가 TV토론에 약하다는 평가를 내놨었죠.

[안철수 : 문 후보에게 묻겠다.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문재인 : 다시 말해달라…]

[안철수 : 갑철수냐 안철수냐…]

[홍준표 : 지도자는 소신이 뚜렷해야 하는데 오락가락하니까 국민들이 신뢰를 하지 않습니다.]

[안철수 : 저는 일단 (홍준표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얼굴 보지 않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서인지 금 전 의원은 어제부터 줄기차게 토론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설 전에 첫 토론을 열고 일주일에 한 번씩 4~5차례 토론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죠. 오늘도 안 대표와 단일화 회동에 앞서 거듭 토론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금태섭/전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토론 형식은 밤샘 토론이든 끝장 토론이든 또 방송사에서 초청하는 토론이든 방식과 상관없이 폭넓고 깊이 있는 진지한 토론을 갖자고 말씀을 드릴 생각입니다.]

여기서 잠깐 슬기롭게 과거탐구 좀 해볼까 합니다. 박 반장의 슬기로운 과탐생활 시간을 2012년으로 돌려보면요.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 실무 협상에 한창이었습니다. 당시 안철수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금태섭 전 의원, 실무팀 3명 중 한 명이었죠. 옆에 현재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도 보이는군요. 금 전 의원은 유일하게 중간에 교체 없이 협상 전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안철수 캠프 측은 본선 경쟁력을 설문에 담자는 '이기는 후보론'을 원칙으로 내세웠는데요. 이번에 안 대표 측이 여론조사를 강조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 듯 합니다. 금 전 의원은 과거 안 대표의 단일화 전략을 훤히 꿰고 있는 만큼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거고요. 운명의 장난처럼 맞은편 테이블에는 문재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박영선 전 장관이 앉아 있었네요.

[박영선/당시 민주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 (2012년 11월 13일) : 국민의 가슴속에 있는 정권교체에 대한 그런 열망을 잘 담아낼 수 있는 그런 만남이 됐으면 합니다.]

우상호 의원도 당시 문재인 캠프의 공보단장을 맡았었고요. 어게인 2012인가요. 이번 서울시장 선거 출마자들 사이의 인연은 정말 묘하게 얽히고 설킨 실타래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진통을 겪던 단일화 협상은 안 후보의 갑작스런 사퇴로 중단됐죠. 몇년 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의 곁을 떠나 민주당으로 갔다가 지금은 다시 안 대표와 협상의 상대방으로 마주 앉게 됐네요.

어제는 금태섭 전 의원을 두고 박영선 전 장관과 우상호 의원이 이견을 표출했죠. 박 전 장관, 과거 단일화 협상 상대였던 금 전 의원에 대한 정이 남아있던 걸까요? 품이 큰 민주당이 돼야 한다며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박영선/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어떤 후보하고도 대화는 할 수 있는데요. 금태섭 후보 같은 경우는 저는 민주당 출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는 해야 된다.]

반면 우상호 의원은 발언을 거둬주길 바란다고 맞섰습니다. '반문재인 연대'에 참여한 후보를 끌어안는 것이 민주당의 '품 넓음'을 보여주는 거냐고 따져 물은 건데요. 그랬던 두 사람, 오늘은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친남매 모드로 돌아갔습니다. 이낙연 대표와 함께 서울 이태원동을 찾아 코로나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상인들과 얘기를 나눴는데요. 현장 간담회를 앞두고 웃으며 주먹 인사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영선/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우상호 후보가 한 이야기는 엄격한 형의 마음에서 한 이야기고요. 제가 한 이야기는 잘못이 있더라도 때때로 용서하는 엄마의 마음 그렇게 이해를 하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하는데요. 정치인들의 속마음은 정말 우리 복국장 만큼이나 파악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안철수, 금태섭 두 사람의 단일화 논의와 다른 후보들의 동향은 들어가 살펴보는 걸로 하고요.

오늘  야당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안철수-금태섭 단일화 방안 두고 장외 신경전…박영선-우상호 또 다시 남매 모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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