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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검증도 안했던 부실수사"…유족 건넨 CCTV로 재수사

입력 2021-02-04 15:02 수정 2021-02-0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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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수사당국은 현장검증조차 안 했어요. 이제는 제대로 수사를 한다고 하니까 일단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트램에 치여 숨진 대학생 김(21) 씨의 유가족 A씨는 JTBC와의 통화에서 "부실 수사로 어려운 시간을 견뎌왔는데 그래도 진전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7월 피해자 과실로 수사가 종료된 뒤 유가족들은 지속적으로재수사를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밀라노 법원이 재수사 명령을 내린 겁니다.

영국 런던대학교에 다니던 김씨는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밀라노를 방문했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지난해 2월 10일 밤 11시 30분, 트램이 서 있는 철길을 건너다 턱에 걸려 넘어진 겁니다. 정차해 있던 트램이 출발하면서 김씨는 트램 왼쪽 궤도에 치여 사망했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트램(노면전차) 〈사진= JTBC 자료화면〉이탈리아 밀라노의 트램(노면전차) 〈사진= JTBC 자료화면〉

수사를 맡은 밀라노 검사는 "피해자가 갑작스럽게 철도를 건넜고, 술을 많이 마셔 철도에 넘어진 뒤 일어날 수 없었다. 트램 운전자의 위치에서는 넘어진 피해자를 볼 수 없었다"며 수사 종료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직접 트램 내부 CCTV를 확보해 반박에 나섰습니다. "김씨가 철길을 건널 때 비틀거리지 않았으며 부검 결과 술을 마신 증거가 없고, 넘어졌으나 곧장 일어섰다"는 겁니다. 또 "운전자의 위치에서도 피해자의 모습이 보인다.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안 한 것"이라며 법원에 재수사를 요청했습니다.

결국 이태리 법원은 "수사가 부족했다"며 "기관사가 피해자를 볼 수도 있었고, 피해자가 갑작스럽고 예상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재수사를 명령했습니다.

앞으로 6개월간 재수사가 진행됩니다. 유가족 측은 현장검증 일정이 잡히면 밀라노로 출국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족 측은 "주밀라노 총영사관에서 현지 법원에 협조 문서를 보내줬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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