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강을 건널 때도 돈을 내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일산과 김포를 잇는 일산대교입니다. 2킬로미터도 안 되는데, 1200원입니다. 고속도로로 치면 20킬로미터 넘게 갈 때 내야 할 돈입니다. 이 돈은 결과적으로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 들어갑니다. 10년 넘게 계속되자 지자체들이 나섰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다리를 건너오던 차량들이 속도를 줄입니다.
화물차도 줄을 늘어섭니다.
다리 끝자락에 설치된 요금소 때문입니다.
일산과 김포를 잇는 일산대교는 한강을 건너는 다리 27곳 중 유일하게 통행료를 내는 곳입니다.
[한지연/경기 고양시 향동 : 요금소 지날 때마다 정체가 한 번씩 있을 때도 있고. 왜 여기만 돈을 받는지…]
일반 승용차 기준으로 1200원을 냅니다.
일주일에 다섯 번 왕복 출퇴근을 한다면 한 달에 5만 원 안팎이 듭니다.
다리 길이가 1.8km 정도라 1km당 667원인 셈입니다.
1km당 49원인 일반 고속도로보다 10배가 넘습니다.
하지만 다리를 이용해야 합니다.
근처 다리로 돌아가면 20분이 더 걸리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통행료를 냅니다.
[박순영/경기 고양시 동산동 : 일주일에 두세 번은 이용하고 있습니다.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죠.]
일산대교는 민간 사업자가 돈을 대고 만들어 지난 2008년 개통됐습니다.
30년 동안 통행료를 받는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통행료가 다른 민자 도로와 비교해도 두세 배 비싸단 점입니다.
결국 지자체들이 나섰습니다.
경기도 고양, 김포, 파주시장이 오늘 통행료를 없애 달란 공동 성명서를 냈습니다.
운영사 지분을 100% 갖고 있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이자를 너무 많이 챙긴단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재준/고양시장 :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일산대교는 충분한 수익금을 얻었다고 판단합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산대교의 과도한 통행요금을 고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운영사 측은 "통행료를 경기도와 맺은 실시협약에 따라 정한 것"이라며 "협약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영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