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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전 한글 수화 교과서, 문화재로…오늘 제1회 '한국 수어의 날'

입력 2021-02-0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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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 주먹 쥔 양수의 제4지만을 세워서 2, 3차 서로 가볍게 닿도록 한다. (한 손으로 표시할 때 위와 같음)"

 『수화』(1963) 속 '여자'에 대한 설명 『수화』(1963) 속 '여자'에 대한 설명
1960년대 만들어진 한국수어교재 『수화』의 첫 번째 장, '인간관계'에 나오는 설명입니다. 서울농아학교(현 국립서울농학교) 교사들이 만든 책으로, 청각장애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관용적인 수어를 정리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오늘 제1회 '한국 수어의 날'을 이 책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고 밝혔습니다.

문화재 되는 수어 교재 『수화』

청각장애인들의 언어인 수화(手話). 우리나라에 수화가 정규 과목으로 도입된 건 100여 년 전, 평양맹아학교에 농아부가 설치된 때부터입니다. 1913년 제생원에도 맹아부가 생겼고, 서울맹아학교로 이어져 오다 1959년 서울농아학교와 서울맹학교로 분리됐습니다. 그리고 1963년, 서울농아학교의 교장과 교사들은 우리나라 최초로 학생지도용 수화 교본 『수화』를 발간했습니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겨 사용되어 온 수화들을 모아 체계화하고, 한글로 쉽게 설명한 교재를 만든 겁니다. 문법적이고 인위적인 수어는 되도록 피했습니다.

『수화』(1963)『수화』(1963)
문화재청은 국립서울농학교에서 소장하고 있는 교재 『수화』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청각장애인들의 언어생활을 기록했다는 점 ▶이들이 교육과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이바지했다는 발간 의미 ▶희귀성 등을 살펴볼 때, 중요한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문화재 등록 절차에 따라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모으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될 예정입니다.


오늘은 첫 '한국수어의 날'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린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린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
오늘 오후 국립한글박물관에선 '제1회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이 비대면 방식으로 열렸습니다. 2016년 2월 3일, 국회에서 '한국수화언어법'이 통과되면서 한국수어는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공용어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를 기념하고 수어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2월 3일을 법정 기념일로 제정했습니다. 한글날(10월 9일), 한글점자의 날(11월 4일)과 함께 언어와 관련된 법정 기념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수어의 날을 기념해 7일까지 한국수어 주간을 운영합니다. 국립국어원은 개편한 온라인 한국수어사전(http://sldict.korean.go.kr)을 공개했습니다. 수어 어휘 하나가 갖고 있는 다양한 의미를 알 수 있도록 사전 구조를 바꿨습니다. 국립장애인도서관, 한국농아인협회 등도 온라인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정부의 코로나19 발표 때 수어통역을 제공한 이후 수어가 국민들에게 더 친숙해질 수 있었다"며 "한국수어의 날을 계기로 일상 곳곳에서 농인들의 언어 사용 권리도 함께 신장되길 바란다"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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