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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증여에 주담대까지 '아빠찬스'…증여 탈루 송곳검증

입력 2021-02-02 13:40 수정 2021-02-0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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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A씨는 서울에 있는 수십억 원대 아파트를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습니다.

이른바 '아빠 찬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A씨는 수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떠안는 조건으로 증여를 받았는데, 그 비용까지 아빠가 내줬습니다.

수법은 이렇습니다.

증여받은 직후 아버지를 임차인으로 하는 임대계약을 맺습니다.

A씨는 아버지에게서 임대보증금을 받아 주담대를 갚습니다.

이후 아버지는 이 아파트에서 나오고, A씨가 입주합니다.

A씨는 임차인인 아버지에게 임대보증금을 돌려줘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국세청은 A씨의 빚을 부모가 대신 갚아주는 형식으로 편법 증여를 받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세무검증에 들어갔습니다.

B씨는 어머니로부터 비싼 아파트를 증여받고 증여세를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B씨는 이때 4년 전 아버지로부터 비상장법인 발행주식 수십 주를 증여받은 금액을 합산하지 않았습니다.

재산을 증여받았을 때 동일인(부모 포함)으로부터 10년 이내에 증여받은 다른 증여재산총액이 1천만 원이 넘으면 합산해서 신고해야 하는데 고의든 아니든 빠뜨린 겁니다.

이로 인해 증여재산공제를 중복으로 적용받고 증여세도 낮은 세율로 신고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역시 국세청 검증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사회초년생인 C씨는 대형마트 2곳을 운영하는 아버지 D씨로부터 주택과 아파트 분양권을 증여받았습니다.

D씨는 마트 매출을 누락하고, 가짜 경비를 추가하는 등 부당한 방법으로 법인 자금을 빼돌려 해당 주택과 분양권을 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D씨가 운영 중인 대형마트에 대한 법인세 통합조사와 D씨에 대한 자금출처를 검증할 예정입니다.

국세청은 이처럼 주택 증여와 관련해 변칙적으로 세금을 빼돌린 혐의가 있는 1822명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증여주택을 무슨 돈으로 샀는지부터, 증여 과정, 그 이후까지 전체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기로 한 겁니다.

국세청이 집중적인 주택 증여 검증에 나서기로 한 건 최근 주택 증여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택 증여는 2014년 이후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15만2천건을 기록했습니다.

 
주택 증여는 2014년 이후 점차 증가해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15만2천 건을 기록했습니다. 주택 증여는 2014년 이후 점차 증가해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15만2천 건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무거워지면서 지난해 하반기에만 9만2천건을 기록하는 등 급증하는 양상입니다.

주택 증여가 크게 늘면서 증여세는 제대로 냈는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지난달 28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반사회적인 지능적, 악의적 탈세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하고 "주택증여의 경우 애초 취득부터 증여, 그 이후까지 전체과정을 정밀 분석해 변칙적 탈루행위 검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세무 검증 대상자 1822명 중에는 주택 증여세 신고 시 다른 증여재산 합산을 누락하고 증여재산공제를 중복으로 신고한 혐의자 1176명, 시가로 신고하지 않고 공시가격으로 저가에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531명, 주택을 증여한 사람과 그 배우자 등이 주택을 무슨 돈으로 샀는지 자금 출처가 부족한 혐의자 85명, 주택을 부담부 증여로 받은 후 고액의 임대보증금 등을 자력 없이 갚거나, 증여세나 취득세 등을 편법으로 증여받은 혐의자 30명이 포함됐습니다.

국세청은 주택시장의 거래 동향을 자세히 감시하면서 증여등기자료, 신고자료, 자산ㆍ부채ㆍ소득ㆍ소비 등 각종 과세 정보를 분석해 주택 증여 관련 변칙적 탈루행위를 밝혀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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