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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 날리는 추위에도 대규모 시위…"푸틴 사퇴" 촉구|아침& 세계

입력 2021-02-01 08:45 수정 2021-02-01 11:31

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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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연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러시아에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어제(31일)도 이어졌습니다. 러시아 극동 지역의 기온이 영하 40도 아래로 떨어지고 눈발까지 흩날렸던 어제,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전국 1백여 개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펼쳐졌습니다. 시민들은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면서 동시에 푸틴 대통령의 사퇴도 요구했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시위 참가자 : 오늘 처음으로 집회에 왔어요. 당국의 독재와 무법에 지쳤습니다. 국민들이 묻고 있는데 거기에 대한 답을 주지 않습니다. 명확성과 개방성, 그리고 변화를 원합니다. 이것이 제가 여기에 온 이유입니다.]

러시아 당국은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군과 경찰을 동원해 강제 진압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4천5백 명 넘게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29일, 구속을 취소해 달라는 나발니 측의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민심은 더욱 요동치고 있습니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나발니는 화상으로 구속 적부심에 참여했는데, 시민들의 시위 참가를 독려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알렉세이 나발니/러시아 야권 지도자 : 한 번 더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우리를 겁주는데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러시아 국민의 일부가 아니라) 다수입니다. 체포된 사람들이 고난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권력자의 횡포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 당국의 압박도 점점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복면을 쓴 경찰들이 나발니의 사무실과 자택의 문을 강제로 부수고 들어가 수색했습니다. 나발니의 친동생인 올레그 나발니도 시위 현장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의 석방 촉구 시위 홍보물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소셜미디어 업체 대표들도 잇따라 소환했습니다. 러시아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러시아 반정부시위가 주말마다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시위들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확실히 차원이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세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겠다고 하겠습니다. 먼저 러시아 국민들의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고 보입니다. 그동안 러시아 국민들은 부정부패에 대한 심판보다는 안정을 희구했습니다마는 최근 서방 제재로 인한 경제 상황 악화와 코로나19 사태, 동유럽의 민주화 등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민심이반이 시작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두 번째로 신세대 등장으로 인한 구세대 몰락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위주도자들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 젊은이들이고 인터넷과 SNS로 무장했고 그리고 구체제 붕괴를 바라고 뭉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공고화된 집권층이라고 하겠습니다. 러시아 푸틴의 측근 실로비키들과 과두재벌 올리가르히들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러시아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는 인식이 러시아 사회의 젊은층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러시아 젊은이들은 푸틴과 그의 측근들이 러시아를 푸틴의 제국으로 만들어 권력의 영구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푸틴 대통령, 이번 시위로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것은 물론이고요. 서구사회와의 관계 개선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푸틴 대통령은 위기에 몰릴수록 오히려 더욱 강력한 지도자상을 구축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거든요. 동의하세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푸틴 대통령은 흔들리는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 방법을 통해 권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언론통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2000년 이후 인터넷이 러시아에 본격 보급되면서 젊은 세대가 서구 자본주의 물결에 도취되어 민주주의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여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통제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로 야권 지도부 나발니에 대한 투옥으로 그 지지자들과의 차단을 통해 시위를 무력화할 것으로 보이고. 세 번째로 안정적 절대권력을 위해 종신집권을 꾀할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올해 만 68세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헌법 개정에서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습니다마는 최근 불거진 부정부패와 민주화에 대한 열망, 경제위기로 인해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어 2024년 7월 차기 대선에서 승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 선포처럼 종신집권을 노릴 수도 있다고 예상됩니다.


내일은 나발니가 과거 사기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 3년 6개월 형을 징역형으로 전환시킬지 결정하는 재판이 열립니다. 내일 재판에서 나발니가 징역형을 받게 되면 러시아 반정부 시위가 더욱 증폭될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러시아 전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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