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줄어 간호사 필요 없으니 출근 안 해도 됩니다"
제주도가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할 간호사를 모집해놓고 출근 이틀 전 전화로 돌연 취소 통보해 논란입니다.
확진자가 줄었으니 의료인력이 필요 없어졌다는 겁니다.
출근을 앞둔 간호사들에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간호사 A 씨는 지난 24일 제주도 홈페이지 신문고 게시판인 '제주자치도에 바란다'에 글을 올렸습니다.
A 씨는 "지난달 코로나19가 도내에 확산하면서 의료인력이 부족하단 소식을 접하게 됐다"며 "생업이 있는지라 단기간이라도 도움 될 수 있을까 하고 지원했다"고 했습니다.
4개월 단기 계약직 채용에 지원한 A 씨는 신체검사, 코로나19 검사 등 채용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준비했습니다.
A 씨는 확진자를 간호하는 업무라 4개월간 센터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안내를 받고, 아이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자질구레한 일을 인수인계하는 등 주변 정리도 했습니다.
지난 10일 A 씨는 생활치료센터로부터 13일부터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도청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확진자가 줄어 생활치료센터를 축소 운영하기로 했으니 출근하지 말라는 전화였습니다.
이미 가족과 직장에도 양해를 구하고 출근 준비를 마친 A 씨에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A 씨는 "계약 체결에 필요한 서류는 다 받아 진행해놓고 해지는 무책임하게 전화 한 통으로 끝내는 건 어떤 정책이냐"며 "마음먹고 봉사해보겠다고 다짐했던 진심까지 완전 묵사발 당한 기분"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차라리 다른 지역처럼 아르바이트로 구하던지, 어떻게 해서 일을 이렇게밖에 처리하지 못한 건지 해명해달라"고도 했습니다.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오늘 코로나19 브리핑에서 '간호사 채용 문제'에 대해 "불편하게 해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임 국장은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달 30일부터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했으나, 1월 초 확진자가 많이 줄고 거점병원 병상도 여유 있게 되는 등 정책 추진 과정에서 외생변수가 생겨 탄력적으로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채용 예정이던) 간호사들에 전화로 해당 내용을 설명했다"며 "공무원과 제주대병원 소속 의료인력들도 모두 복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임 국장은 "이번에 채용 취소된 간호사들은 선별진료소나 올해 말까지 운영 예정인 백신접종센터 등에 채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