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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줄자 첫 출근 이틀 전 간호사 채용 취소…제주도의 갑질

입력 2021-01-2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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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줄자 첫 출근 이틀 전 간호사 채용 취소…제주도의 갑질
"확진자 줄어 간호사 필요 없으니 출근 안 해도 됩니다"

제주도가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할 간호사를 모집해놓고 출근 이틀 전 전화로 돌연 취소 통보해 논란입니다.

확진자가 줄었으니 의료인력이 필요 없어졌다는 겁니다.

출근을 앞둔 간호사들에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간호사 A 씨는 지난 24일 제주도 홈페이지 신문고 게시판인 '제주자치도에 바란다'에 글을 올렸습니다.

A 씨는 "지난달 코로나19가 도내에 확산하면서 의료인력이 부족하단 소식을 접하게 됐다"며 "생업이 있는지라 단기간이라도 도움 될 수 있을까 하고 지원했다"고 했습니다.

4개월 단기 계약직 채용에 지원한 A 씨는 신체검사, 코로나19 검사 등 채용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준비했습니다.

A 씨는 확진자를 간호하는 업무라 4개월간 센터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안내를 받고, 아이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자질구레한 일을 인수인계하는 등 주변 정리도 했습니다.

지난 10일 A 씨는 생활치료센터로부터 13일부터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도청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확진자가 줄어 생활치료센터를 축소 운영하기로 했으니 출근하지 말라는 전화였습니다.

이미 가족과 직장에도 양해를 구하고 출근 준비를 마친 A 씨에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A 씨는 "계약 체결에 필요한 서류는 다 받아 진행해놓고 해지는 무책임하게 전화 한 통으로 끝내는 건 어떤 정책이냐"며 "마음먹고 봉사해보겠다고 다짐했던 진심까지 완전 묵사발 당한 기분"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차라리 다른 지역처럼 아르바이트로 구하던지, 어떻게 해서 일을 이렇게밖에 처리하지 못한 건지 해명해달라"고도 했습니다.

확진자 줄자 첫 출근 이틀 전 간호사 채용 취소…제주도의 갑질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오늘 코로나19 브리핑에서 '간호사 채용 문제'에 대해 "불편하게 해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임 국장은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달 30일부터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했으나, 1월 초 확진자가 많이 줄고 거점병원 병상도 여유 있게 되는 등 정책 추진 과정에서 외생변수가 생겨 탄력적으로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채용 예정이던) 간호사들에 전화로 해당 내용을 설명했다"며 "공무원과 제주대병원 소속 의료인력들도 모두 복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임 국장은 "이번에 채용 취소된 간호사들은 선별진료소나 올해 말까지 운영 예정인 백신접종센터 등에 채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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