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포가 그대로 얼어붙은 거대한 얼음벽입니다. 추운 겨울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죠. 올겨울은 북극한파 때문에 춥고, 또 눈도 많이 와서 그 어느 때보다 빙벽이 잘 얼었다고 합니다. 스릴을 즐기는 분들은 기다리셨을 수도 있는데, 안전 사고도 조심해야 하지만 올해는 방역 수칙도 지켜야 합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산악 구조대원들이 눈길을 헤치며 들것에 실은 환자를 옮깁니다.
[저쪽이 그러면 비뚤어지지. 하나만 가면 되겠네. (하나만 갈게, 하나만.) 내가 이쪽에서 하나 더 갈게.]
깜깜한 밤, 조난 당했던 등산객이 헬기에 매달려 가까스로 구조됩니다.
두 건의 사고 모두 설악산 토왕성폭포에서 났습니다.
빙벽 높이가 350m로 국내에서 가장 높습니다.
소승폭포와 실 폭포 등 다른 폭포들도 겨울이면 그대로 얼어붙습니다.
자연이 만든 거대한 빙벽장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설악산은 빙벽 마니아들에게 이른바 성지로 불립니다.
해마다 300여 팀, 2천 명 정도의 사람들이 설악산을 찾습니다.
올해는 한파와 폭설로 빙벽이 더 크게, 잘 얼었습니다.
설악산 국립공원사무소는 오늘 4개 폭포를 개방했습니다.
입장 인원도 정원의 50%만 받기로 했습니다.
강원도 내 다른 빙벽장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대부분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바이러스만큼이나 안전사고도 위험합니다.
설악산에서만 최근 3년 동안 7건의 사고가 났습니다.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추락하거나 저체온증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경모/강원소방본부 산악구조대 : 실력에 맞는 빙장(얼음의 길이)이나 빙폭(얼음의 폭)을 선택해야 하는데 간과하고 선택해서 사고당하는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빙벽에서 분리된 얼음덩어리, 낙빙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빙벽 등반을 할 때 부상이나 사망의 주된 원인이 되는 만큼 주의해야 합니다.
구조대원들은 안전장비와 방한용품도 충분히 챙기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올해만큼은 가급적 빙벽을 찾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화면제공 : 국립공원공단·강원소방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