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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출범' 앞두고…중남미 이민 행렬|아침& 세계

입력 2021-01-18 09:52 수정 2021-01-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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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진행 : 이정헌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다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면서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이민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온두라스에서 과테말라와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이민자 이른바 '캐러밴' 행렬이 도로를 따라 줄지어 이동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합류하는 사람들이 잇따르면서 현재 이 행렬은 9천 명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3600km가 넘는 멀고도 험한 길을 걸어야 하는 고된 여정이지만, 아이를 안은 사람들도 눈에 띕니다. 마스크를 쓴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아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노출돼 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반 이민 정책에 막혀 아메리칸 드림을 접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이 '공정한 이민 정책'을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다시 희망이 생겼습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조국의 경제난이 더욱 심화되고 특히 지난해 11월 큰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으로 생계마저 어려워지자 미국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온두라스 이민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온두라스 이민자 : 우리는 바이든 당선인이 자비로 가득차 있고, 신이 그의 마음을 움직여 주셔서 문이 열려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일할 기회를 원합니다.]

하지만 미국으로 가는 여정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경유지인 과테말라와 멕시코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국경에 군인과 경찰을 배치하고, 불법 이민자의 이동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과테말라군은 지난 15일, 국경 지역에 도착한 이민자 600명을 붙잡아 이민 당국에 넘겼습니다. 온두라스 정부 역시 불법 이민을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온두라스 외무부 차관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넬리 헤레스/온두라스 외무부 차관 :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멕시코, 온두라스인들은 질서정연하게 이주할 수 있지만, 우호국과 형제국의 법을 위반하면서 무질서하게 이주해서는 안됩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중미이민자들의 미국을 향한 행렬.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임수진 대구가톨릭대 중남미학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중미이민자들은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온두라스를 비롯한 중미국가들의 경제난 지금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궁금합니다.

    캐러밴을 구성하고 있는 국가는 북부 삼각지대라고 하는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입니다. 특히 캐러밴 출발지인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는 중미에서 소득수준이 가장 낮은 국가들이고 정치와 치안이 불안합니다. 또 가정 인터넷 보급률이 33% 정도에 불과해서 온라인 교육이나 재택근무를 통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힘든데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이 부실하고 작년 11월에 허리케인이 2차례나 이 지역을 강타하면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러니까 빈곤과 일자리 부족이 더 심각해진 것이죠. 그래서 캐러밴이 멕시코에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추방당하거나 미국 입국심사를 위해서 수개월, 수년을 대기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본국에서 굶어죽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 미국행을 택하는 것입니다.

 
  • 정말 안타까운 상황인데 바이든 당선인은 공정한 이민정책을 공언했습니다. 주목되는 세부 내용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바이든 당선자는 이민정책 중에서도 중미지역 이민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들었습니다. 먼저 멕시코와의 국경장벽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고요. 트럼프 행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줄여왔던 난민상한선을 다시 늘리고 특히 중미 이민자들에게는 미국 입국 전에 자국에서도 난민 지위를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그러니까 현재는 멕시코 대기정책 안전한 제3국 협정이라고 해서 미국 이민법원의 최종 승인 전까지 멕시코나 과테말라에서 머물면서 망명신청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임시 신분보장제가 있는데 그러니까 내전 또는 자연재해를 겪은 특정 국가 출신자들의 미국 내 임시 체류를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행정부가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를 제외하였는데요. 이번에 다시 허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런데 당장 코로나19 확산세도 그렇고요. 앞으로 이민자가 계속해서 폭증할 경우 바이든 당선인도 이민자 정책에 큰 부담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바이든 행정부 이민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캐러밴은 계속 조직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난민심사가 감당 불가능한 수준으로 폭증할 것이고요. 감염병 문제 또 열악한 난민대기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문제가 우려됩니다. 그래서 바이든 당선자는 미국 유입을 줄이는 방안도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불법 이민의 원인이 되는 중미지역의 빈곤과 실업 또 치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고요. 구체적인 지원 금액도 밝혔습니다. 멕시코 대통령의 협력 의지도 확인했고 미주 지역 기구들과도 협력하게 됩니다. 문제는 중미지역입니다. 정치권의 부패가 심각하고 치안이 불안한 상황에서 원조를 투명하게 사용할지 또 미국의 직접 투자가 늘어나서 경제적 안정을 이룰지는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민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중미지역 정부의 체계적인 변화와 개혁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중미 지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쌓아놓은 국경 장벽을 바이든 당선인이 없앨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온두라스에서 모여 미국으로 가자는 공지가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조만간 훨씬 더 큰 규모의 캐러밴이 미국행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인종의 용광로'로 불려온 미국의 정신을 살려, 이민자 포용 정책을 내세운 바이든 당선인에게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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