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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대표단 이어 외교차관 이란행…억류선원 교섭은 난항 예상

입력 2021-01-1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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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테헤란 도착 후 대표단과 합류·외교차관 회담…"엄중한 상황"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박과 선원의 조기 석방을 위해 정부 실무대표단에 이어 최종건 외교부 1차관까지 이란으로 향했지만, 이란과 교섭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 측은 선박과 선원의 조속한 억류 해제가 가능한 방향으로 교섭하기를 원하지만, 이란은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70억 달러(약 7조6천억원) 자금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 일행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 도착하면 지난 7일 현지에 먼저 온 정부 실무대표단과 합류할 예정이다.

최 차관은 일단 실무대표단, 주이란 한국대사관 측의 보고를 받으며 현지 상황 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 등과 고위급 회담을 통해 한국 선박 선원들의 조기 석방을 최우선으로 협상하면서 이란이 가장 관심을 두는 동결자금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억류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지금은 예측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차관도 이란으로 출국하기 전에 취재진에게 "선원들의 신변이 안전하다는 것에 좀 안심이 되지만 상황은 엄중하다"며 이란과 교섭이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 차관은 이란과 교섭에서 억류 선박과 선원 석방을 요청하면서 동결자금 활용 방안에 대한 모종의 해법 또는 대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란 정부는 이미 두 사안은 서로 무관하다며 공개적으로 선을 그어 왔다.

이란 정부는 그간 한국 선박 억류는 동결자금과 관련이 없으며 환경 오염에 따른 '기술적 문제'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게다가 이란 내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는 혁명수비대가 한국 선박을 직접 억류하고 있는 만큼 외교 당국 간 교섭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차관과 실무대표단은 이란 방문 기간 혁명수비대와 직접 협상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 8일 미국과 영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입 금지를 지시, 억류 선박 교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양국은 한국 내 이란 자금의 일부를 백신 구매 대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는데, 하메네이의 지시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백신의 자체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서방이 아닌 러시아·중국·인도 등에서 백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한국의 2곳 은행에는 미국의 제재로 70억 달러 상당의 이란 원유 수출대금이 동결돼 있는데 이란은 이 돈으로 의약품과 의료장비, 코로나19 백신 등을 사게 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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