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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만에 금은방 '싹쓸이'…도둑 정체는 베테랑 '경찰'|오늘의 정식

입력 2021-01-08 15:55 수정 2021-01-0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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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일) 준비한 정식은 < 그 좋은 기술을 왜 거기에… > 입니다.

황당한 사건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깜깜한 가게에 누군가가 보입니다.

광주 시내 한 금은방인데 도둑이 든 것 같네요.

모자에 마스크로 완전히 얼굴을 가렸네요.

지난달 18일 새벽에 일어난 절도사건입니다.

사실 경찰에 이런 건 비교적 손쉬운 사건입니다.

금은방은 워낙 보안시설이 많고요.

또 요즘 CCTV가 워낙 많아 도주로도 금방 발각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사건 쉽지 않았습니다.

범행은 1분 만에 끝났습니다.

보안업체 직원이 도착하는 시간을 계산해 서둘러 현장을 벗어난 겁니다.

범인이 타고 간 차를 CCTV로 추적했는데요.

그런데 이 차, 번호판은 가리고 광주를 벗어나 전남 영광, 장흥 등으로 향합니다.

대도시를 벗어나 CCTV가 상대적으로 적은 농촌 지역을 다닌 겁니다.

사실 이쯤 되면 경찰들 미제 도장 꽝 찍고 포기할 만도 한데요.

이번에는 좀 달랐습니다.

농촌에는 민가에 CCTV가 많다는 점에 주목한 겁니다.

이런 것도 합해 이번 수사팀이 들여다본 CCTV가 약 10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범인을 잡고 보니 더 놀랍네요.

금은방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파출소 경찰이었습니다.

수십 년 경력 베테랑 경찰인데요.

이 분이 전에는 광주 CCTV 관제센터에서도 파견 근무를 했다네요.

어떤 범행이 경찰 입장에서 수사가 어려운지 아주 잘 아는 분인 거죠.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이런 고사성어를 범행에 써먹으면요.

매전필태(每戰必殆) '반드시 위태롭다'입니다.

이 경찰관 범행 후 아무렇지도 않게 출근을 했습니다.

사실 근무지와 범행지가 가깝긴 한데 관할 경찰서는 달랐습니다.

옆 경찰서에서 이쯤 되면 포기할 줄 알았는데, 계속 파고 있으니 얼마나 마음고생 했을까요.

그러니 그 어렵게 단 경찰관 배지 달고 왜 이런 일을 하셨는지요.

세상에는 아직 당신 같은 경찰만 있는 건 아니라는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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