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사건에서 또 하나 뼈 아픈 부분은 경찰 신고 이후의 상황입니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이웃 주민이, 의사가 각각 신고를 한 후에 매번 수사팀이 달랐습니다. 앞서 두 차례 신고를 담당한 경찰관은 모두 경징계를 받았고 마지막 신고를 처리한 수사팀에 대해서는 이달 중순에 징계위원회가 열립니다.
김지성 기자입니다.
[기자]
정인이가 학대를 당한 것 같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건 모두 세 차례입니다.
지난해 5월 어린이집 교사가 몸 곳곳에 멍을 보고 신고했습니다.
다음 달엔 이웃 주민이 정인이 혼자 차에 남겨진 걸 보고 경찰에 알렸습니다.
지난해 9월엔 소아과 의사가 직접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신고가 접수될 때마다 담당 수사팀이 달랐습니다.
하나의 사건을 사실상 서로 다른 세 건으로 수사한 겁니다.
아동학대 사건을 도맡는 학대예방경찰관이 있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신고 때 경찰은 '아이에게 안마를 하다가 멍이 생겼다'거나 "수면 교육을 위해 아이를 차에 뒀다'는 부모 말만 믿었습니다.
두 신고를 담당한 경찰관 7명에게 내려진 건 주의나 경고 처분뿐, 낮은 수준의 경징계를 내린 겁니다.
이 가운데 간부급은 경찰서 담당 계장과 과장뿐이었습니다.
경찰은 정인이의 마지막 신호도 흘려보냈습니다.
지난해 9월 소아과 의사가 영양과 정신 상태, 입 안에 상처를 봤을 때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고의로 그런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20일 뒤 정인이는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소아과 의사의 학대 신고를 처리한 수사팀에 대해 이번 달 중순쯤 징계위원회를 열 방침입니다.
어느 선까지 어떤 수위로 처벌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