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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 이란 방문 협의중 터진 '선박 억류'에 정부 '당혹'

입력 2021-01-05 11:29 수정 2021-01-05 15:56

최종건 외교차관, 내주 이란 방문 고심…'외교 해결 필요성·불발시 부담'
혁명수비대, 돌발행동 가능성…'수출대금 동결 불만'·'대미 메시지' 해석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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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외교차관, 내주 이란 방문 고심…'외교 해결 필요성·불발시 부담'
혁명수비대, 돌발행동 가능성…'수출대금 동결 불만'·'대미 메시지' 해석 분분

고위급 이란 방문 협의중 터진 '선박 억류'에 정부 '당혹'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국적 선박 억류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이 추진되는 가운데 벌어졌다는 점에서 외교 당국이 더욱 당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고위급 인사 교류는 양국관계를 우호적으로 가져가는 계기가 되는데 선박 억류는 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치로, 외교 당국은 예정대로 최 차관의 이란 방문을 추진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5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이란 외교 당국은 최 차관의 테헤란 방문을 다음 주께 진행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었다.

AP통신 등 외신도 전날 이란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한국의 고위급 외교관이 이란의 석유 수출대금 동결 사안을 논의하고자 수일 내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혁명수비대가 최 차관의 이란 방문 추진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혁명수비대가 사실상 이란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을 정도로 권력이 막강해 독자적으로 돌출 행동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혁명수비대가 한국 선박을 억류한 배경에는 이란 석유 수출대금을 둘러싼 이란 강경파의 불만 누적이 자리했다는 관측이 있다.

미국은 2018년 5월 이란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뒤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고 한국도 동참하면서 이란과 교역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에 따라 이란은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원화 대금을 사용하지 못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해왔는데, 혁명수비대가 선박 억류를 통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실력 행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선 이번 억류가 한국에 대한 불만이라기보다는 미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살해된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 1주기를 맞아 미국에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외교당국은 이란 측 의도를 분석하는 한편 최 차관의 이란 방문을 그대로 추진할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최 차관의 이란 방문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었지만, 이번 일로 인해 연기 또는 취소될지 아니면 그대로 진행할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당초 이란 수출대금 활용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이번 일로 이란 측과의 협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에 대해 "조속히 나포 상태가 풀릴 수 있도록 외교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최 차관이 이란을 방문했음에도 억류 사태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게 됐다. 따라서 외교 당국 간 물밑 조율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시에만 이란 방문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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