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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이중통화제' 폐지…우리나라 기업에 영향은?|아침& 세계

입력 2021-01-05 09:58 수정 2021-01-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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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진행 : 이정헌


지난 2016년 민간 경제 협력 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되면서 우리나라와 경제 교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나라죠. 중남미 국가 쿠바에서 새해들어 이중 통화 제도가 폐지되는 화폐 개혁이 단행됐습니다. 쿠바에서는 지난 26년 동안 '쿱'으로 불리는 쿠바 전통 페소와 '쿡'으로 불리는 태환 페소 그러니까 외화와 맞바꿀 수 있는 페소가 함께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새해부터 태환 페소를 없애고 쿠바 전통 페소만 사용하는 단일 통화제로 돌아갔습니다. 은행 현금 지급기에서는 더 이상 태환 페소 지폐를 인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영 상점에서도 거스름 돈으로 태환 페소 지폐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지난 1994년 외환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통 페소를 외환으로 거래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달러 화와 바꿀 수 있는 태환 페소를 따로 만들면서 독특하고 복잡한 이중 통화제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고 경제 왜곡 현상이 커지면서 결국 태환 페소를 폐지하고 전통 페소로 단일화 했습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화폐 단일화 시행을 발표했습니다. 쿠바의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미겔 디아스카넬/쿠바 대통령 : (화폐 개혁)이 우리 경제에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한 마법의 해결책은 아니라고 이미 말했습니다. 그러나 더 탄탄하게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달러당 1페소의 환율이 적용되던 태환 페소가 사라지면서 올해부터는 달러당 24 페소의 환율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사실상 달러 대비 쿠바 페소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됐습니다. 수입 제품을 시작으로 물품의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전기와 교통 요금 등도 줄줄이 폭등할 것으로 보 입니다. 쿠바 정부는 단일 통화제 이후 물가 상승률이 160%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에 따라 충격을 덜기 위해서 새해부터 최저 임금을 월 4백 페소 우리 돈으로 약 만 7천원에서 2천 백 페소로 다섯 배 넘게 인상했지만, 물가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쿠바 시민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미용실 직원 : 급여 인상에 관계없이 모든 것이 비싸질 것입니다. : 우리는 고객을 잃을 것이고, 확실히 일자리도 잃을 것입니다. 고객이 줄어들면 일자리도 줄어듭니다. (이런 부작용이) 계획된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모두 집이 있고 일을 해야만 합니다.]

쿠바에서 26년 만에 이중 통화 제도가 폐지된 배경과 그 파장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 기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26년 전입니다. 쿠바에서 이중통화제도가 도입됐을 당시 구체적인 배경이 먼저 궁금합니다. 이번에 폐지된 특별한 이유도 함께 설명을 좀 해 주시죠.

    지금 쿡이라고 하는 외화와 바꾸는 돈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유는 쿠바가 91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원조와 무역이 끊겨서 혹독한 시련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실업자가 증가하고 국가 재정도 거의 파탄이 나고 기업에서도 출근하고도 일이 없어 노는 사람이 가득했습니다. 또 경제 자체가 이제 가지고 있는 화폐를 국민들이 믿지를 못해서 달러를 93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달러를 사실상 공식 통화로 사용했습니다. 반미국가 쿠바로서 굉장히 독특한 일인데요. 그만큼 경제가 어려웠다는 얘기고. 그런 와중에 외화로 바꿀 수 있는 쿡, 이걸 도입하면서 어느 정도 안정이 돼서 이건 이제 달러화의 1. 08 정도의 가치를 서로 똑같이 가는 거거든요. 서로 이제 바꾸는 비용 정도로 보는 거고 그래서 어느 정도 이제 화폐가 안정됐는데 이번에 쿡을 없애고 쿱이라는 원래 화폐 하나만 남긴 이유는 쿠바 공산당이 경제에서 민간에 있는 외화를 좀 흡수해서 좀 재정을 튼튼히 해 보자는 그런 노력으로 보입니다. 지금 쿠바 페소 쿱이라는 전통적인 돈은 국가가 국민에게 지급하는 어떤 급여라든지 이런 데 공식적으로만 쓰이고 실질적으로는 태환화폐인 쿡이 쓰여 왔거든요. 그런데 이걸 이렇게 바꿨다는 건 그만큼 지금 코로나 이후로 경제가 힘들어지고 지금 현재 체제로는 어떤 국가운영이 힘들다 이런 걸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1994년부터 사용하던 화폐제도를 갑자기 바꾸는 것이어서 역시 혼란이 큰 것 같습니다. 물가상승으로 국민들의 생활고도 더욱 심해질 것 같기도 하고요. 특히 어떤 부분들이 우려가 됩니까?

    지난번 가장 큰 문제가 쿠바가 지금까지 이중화폐 때문에 왜곡된 경제였다면 앞으로는 이제 혼란이 계속된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이제 가지고 있는 돈의 가치가 이게 어떤 안정성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그러면 자꾸 현물을 가지고 있으려고 하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죠. 지금 현재 쿱은 달러당 24~25 정도에 거래되는데요. 이게 더욱더 뛸 수밖에 없습니다. 아까 얘기 나왔다시피 급여를 5배 정도 높였는데도 지금 이제 인플레가 우려된다는 사실은 가치가 5분의 1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이미 시장에서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최근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여러 가지로 혼란이 이제 가중되는 이런 상황에서 쿠바 경제가 굉장히 지금 앞으로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그런 전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 우리나라 기업들도 잇따라 쿠바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경제 교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이번 쿠바의 화폐개혁이 우리나라 기업을 포함해서 쿠바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죠. 통화 가치, 기존 경제 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가 있고요. 그리고 이제 공산당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제 미래가 더욱 불안해지고 그리고 외환 관리를 중앙정부에서 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어떤 기업과 거래를 해서 그 돈을 외화로 받아와야 되면 예를 들어서 중고차를 1000대를 팔아서 그걸 받아와야 되면 국가중앙외환관리위원회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서 우유 값 먼저 주고 고기 값 다음 주고 그다음에 자동차, 중고자동차 값을 주겠다 이렇게 결정을 하기 때문에 어떤 이런 굉장히 시장 경제와는 다른 독특한 경제에 따른 위험이 이번 화폐경제로 더욱더 이제 위험성이 가시화되는 게 아닌가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제재 강화와 코로나19 위기로 이미 생활필수품 부족 현상이 심화된데다, 화폐 개혁으로 가파른 물가 상승까지 우려되면서 쿠바 국민들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화폐 개혁으로 시장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쿠바 정부의 깊은 고민과 세심한 대책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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