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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벽에도 그 버스는 달린다…'노회찬의 6411번'

입력 2021-01-04 20:24 수정 2021-01-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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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4일)은 일터에 나간 새해 첫날입니다. 그 버스도 새해 새벽 시동을 걸었습니다. 걸레질을 하고 물기가 마를 시간까지 계산하면 첫차가 아니고선 도저히 안 된다는 청소노동자들이 손님의 대부분입니다. 먼저 떠나간 그는 존재하되, 그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이 이 버스에 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옆자리를 홍지용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기자]

오늘 새벽 3시 40분.

서울의 한 버스 차고 앞입니다.

시내버스 운전사 양창혁 씨가 차에 오릅니다.

매일 서울 구로동을 출발해 개포동을 돌아오는 6411번 버스입니다.

고 노회찬 의원이 이름 없는 서민, 노동자와 함께 하겠다며 지난 2012년 소개한 그 버스입니다.

시동을 걸고, 불을 켭니다.

구석구석 소독합니다.

[양창혁/버스 운전사 : 코로나가 심해서 이렇게 (소독약을) 뿌리는 게 승객들도 안심이 되고.]

새벽 4시, 운행을 시작합니다.

두꺼운 점퍼를 입고 배낭을 멘 승객들.

하나둘씩 탑니다.

[첫 번째 맞아요? (네 첫차예요.) 가다 보면 또 바뀌길래.]

대부분 강남으로 출근합니다.

이른 새벽 건물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입니다.

[청소노동자 : 직원들 오기 전에 (청소) 다 해놓으려고 일찍 가는 거죠. 물기가 있으니까 다 밟고 다니니까 직원들이 오면.]

코로나19 위기가 길어지면서 신경 쓸 일이 더 많다고 말합니다.

[청소노동자 : 안 한 데 더 (청소)하고, 닦아야 하니까. 손잡이 문 같은 거.]

30분이 지나자, 빈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늦게 탄 승객을 반깁니다.

[빨리 들어오세요. 여기 자리 있어.]

가방을 대신 들어줍니다.

동료처럼 보입니다.

[가방 앞에다 좀 걸어. 여기 걸 자리가 없어.]

아닙니다.

[청소노동자 : (서로 다들 아시나 봐요.) 맨날 보니까. 새벽마다 보니까. (창문에 김이 서려서 어디인지 잘 보이세요.) 여럿이 다 내리고, 혼자 다니는 거 아니니까 다 알아.]

하루빨리 코로나가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출근이라도 수월해지길 바랍니다.

[청소노동자 : 버스가 제시간에 우리 연결하는 버스한테 잘 대주고 그런 거나 개선되면 좋지. 첫차 떨어지면 또 20분 기다려야 하니까.]

[양창혁/버스 운전사 : 매일매일 출근하는 것을 감사하다고 생각하는데, 승객들이 열심히 사시는 걸 보면 저도 사실 힘을 얻어요.]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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