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아주 국무장관을 압박해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한 통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현지 시간 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녹취록을 입수해 "트럼프 대통령이 브래드 라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표를 다시 세라고 압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1시간가량 이어진 통화에서 "조지아 사람들과 국민들은 화가 나 있다"며 "당신이 다시 투표를 계산하겠다고 말하는 건 잘못된 게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또 "내가 원하는 건 이것 뿐"이라며 "단지 1만 1,780표를 찾고 싶다"고 했습니다.
조지아주에서의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조지아주에서 1만 1,779표 차이로 진 뒤, 줄곧 선거 사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 내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허위 정보와 음모 이론을 자세히 설명했다"며 "적어도 50만 표를 더 얻어 조지아에서 이겼다고 증거 없이 주장했다"고 했습니다.
위협하는 말도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천 개의 투표 용지가 폐기됐다고 주장하며 라펜스퍼거 장관에게 형사 책임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라펜스퍼거 장관에게 "이는 형사 범죄고, 그대로 놔둬선 안 된다"며 "이는 당신에게 큰 위험"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행동하지 않으면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인 데이비드 퍼듀와 켈리 뢰플러의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선거 사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공화당 지지자들이 오는 5일 결선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대통령에게 한 일 때문에 조지아 사람들은 투표장에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많은 공화당원이 당신이 대통령에게 한 일을 싫어하기 때문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선거 전에 문제를 바로 잡는다면 당신은 존경받을 것"이라고 회유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때론 라펜스퍼거 장관을 비난하기도 하고 추켜세우거나 애원하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라펜스퍼거 장관은 거부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라펜스퍼거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부하면서 대통령에게 '잘못된 음모론을 믿고 있으며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공정하고 정확하다'고 설명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의 표가 3번 세어졌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우리는 감사를 했고 결론적으로 그런 일이 없었음을 증명했다"고 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5천 개의 사망자 표에 대해선 "실제 사례는 2개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라펜스퍼거 장관을 어린애라고 하거나 부정직하며 무능하다고 하기도 했다"며 "대통령은 전화에서 화가 난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한편 미국 대선 결선투표 결과는 오는 6일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의결됩니다.
지금까지 바이든 당선인과 트럼프 대통령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각각 306명, 232명입니다.
대통령 취임식은 오는 20일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