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혼자 집에서 지내다 목숨을 잃었을 때 한참 이후에야 알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이어지고 있죠. 혹시라도 아무도 모르는 죽음을 맞고 있지는 않은지, 이웃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죽음까지 거리를 두게 둘 수는 없다고 이들은 말합니다.
서준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봉사자가 방문하자 문이 활짝 열립니다.
허리디스크로 혼자 끼니도 해결하지 못하던 때 도움을 받았던 분입니다.
[얼굴이 더 멋있어진 것 같아요]
[천사 분들 만나서 죽은 목숨이 산 목숨이 된거야. 진짜로 세상을 버리려고 했거든요.]
한 번 얼굴을 익히면 다들 친절하지만, 처음엔 대부분 봉사자들을 꺼립니다.
[(서로 얼굴 좀 뵙고 이러고 싶은데) 안되겠어요.]
[저는 괜찮아요. 다른 분 가보세요.]
다른 곳도 초인종을 눌러보지만, 대답이 없습니다.
자원봉사자 유정남 씨는 이렇게 대답이 없을 때 더 걱정입니다.
혹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실제 유씨는 전날, 홀로 쓰러져 숨진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유정남/자원봉사자 : 그런 분들이 전화가 안 될 때에는 뭔가 병원 아니면 일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가봤더니 바로 그냥…]
더 먼저 찾아갔더라면, 아쉬움만 커집니다.
봉사자들은 한 명이라도 더 찾아가고 싶은데, 최근 코로나 때문에 더 힘들어졌습니다.
거리두기 때문입니다.
[김재란/광명시립 하안종합복지관장 : 이분들의 어려움, 고통 심지어 죽음까지 거리를 두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이곳 복지사들은 지난해 127건의 위기 가구를 발견했습니다.
아직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조금은 더 거리를 둬야 할 시점입니다.
하지만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분들과도 너무 멀어지지 않게, 헐거워진 복지망은 없는지 점검해봐야 합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