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가해를 한 사실상의 업체 대표를 도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폭행을 돕고 쓰러진 직원도 함께 옮겼습니다. 업체 CCTV도 지우고 숨진 직원의 휴대전화까지 초기화했습니다.
녹음파일 내용과 동료들의 증언을 토대로 백민경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기자]
구급차 한 대가 천천히 뒤로 갑니다.
차 문이 열리더니 들것을 빼냅니다.
맞아서 의식이 없는 B씨를 옮기는 겁니다.
녹취록에는 직전 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가해자인 A씨 지인인 이 업체 본부장이 A씨를 돕습니다.
[A씨 : X새끼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거짓말, 또 거짓말.]
[본부장 : 영혼을 (때리는 소리) XX새끼야. 영혼 없는 대답하지 말라고…]
맞고 있는 B씨를 비웃기도 합니다.
[B씨 : 영혼 없는 대답을 했습니다. (웃음소리) 제가 괜히 거짓말하면서 단장님에게 괜히 잘 보이려고 계속 거짓말하고.]
겉옷도 벗깁니다.
[B씨 : 죄송합니다. (때리는 소리)]
[본부장 : 야. 앉아. 옷 벗어라.]
대표인 A씨의 아내도 쓰러진 B씨와 폭행 흔적을 감추려고 출근하는 직원들을 돌려보냈습니다.
이들은 CCTV 영상을 지웠습니다.
B씨의 휴대폰을 초기화해 저장 내용도 모두 지웠습니다.
[동료직원 : 폭행할 땐 항상 휴대폰 같은 거를 꺼내 놓게 했어요. 뭐 동영상이나 뭐 녹화를 못 하게…]
[동료직원 : 단장이라는 사람하고 대표, 본부장, 이 사람들이 저희한테 이제 밖에서 이런 걸 유출하면 너희도 처벌받고 너희도 고소할 거다.]
직원 8명인 작은 업체인 만큼 이런 조력자들의 감시가 피해자에게 큰 압박이 됐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년에 걸친 폭행은 한 동료가 녹음 버튼을 누르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동료직원 : (가해자)밖에서 (저랑) 통화를 하면서 들어오는 상황이었잖아요.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녹음기를 켜 놓고 기다렸고 단장이 들어오자마자 이렇게 때렸는데… 저는 그런 거 때리고 이럴 때 그냥 눈 감고 있거나 구석에 숨어 있거나 그래가지고 그 장면은 못 봤어요.]
경찰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복구하고 대표인 A씨 아내와 업체 본부장도 사체 유기와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