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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수용자, 침 뱉고 도시락 던져"…교도관 '내부 고발'

입력 2020-12-3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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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동부구치소의 한 교도관은 "수용자들의 분노가 커서 통제를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에 걸린 수감자가 교도관에게 침을 뱉고 코를 푼 휴지를 던져도 제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해당 교도관은 "불이익이 걱정되지만 더 이상 이런 현실을 숨길 수 없어서 외부에 알리게 됐다"며 말 그대로 아수라장인 구치소 내부 상황을 JTBC에 제보했습니다.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첫 전수 조사에서 185명이 확진됐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이미 수감자 통제가 극도로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수용자들이 지금 좀 흥분상태예요. 도시락에 배분한단 말이에요. 배식하면 '야 이 XX야, 너나 먹어' 하면서 직원한테 던졌어요, 얼굴에다가. (확진자가요?) 네. 그렇죠.]

첫 발병자가 교도관이라고 알려지면서 "우리에게 병을 옮겼다"며 적개심이 더 커졌다고 말합니다.

교도관에 침을 뱉고 코 푼 휴지를 집어 던지는 확진자도 있었습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자기들이 피해자라고 하면서 계속 소리 지르고 욕하더라고요. 내가 왜 코로나에 걸려야 되냐고. 나는 여기서 가만히 생활했을 뿐인데 왜…]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하기 위해 방을 옮기는 작업은 전투에 가깝다고 호소합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내가 왜 방을 옮겨야 되냐' 욕하고 소리치고. 수용자에게 뭐라고 할 수가 없죠. 병에 걸렸는데 어떻게 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위로하고 그냥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교도관들은 확진자가 격리된 공간에 순번을 정해 들어갑니다.

교대 근무로 확진자 격리동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12시간을 버텨야 합니다.

교도관이 느끼는 공포도 극에 달해 있습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다 들어가기 싫어하니까 시키면 서로 안 하려고 하니까 순번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저도 격리사동 들어가요. 바이러스 소굴로 들어가는데 거기 정말…바이러스 소굴로 들어가서 이제 근무해야죠, 8일 동안.]

지금까지 동부구치소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나온 확진자가 800명에 육박합니다.

어제(30일) 실시한 4차 전수조사가 끝나면 더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새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 더 이상 이송할 데가 없잖아요. 격리사동 또 하나 늘리면 추가 배치를 하면 일반 사동이 거의 없어진다고 봐야죠. 다 격리 수용된다고 봐야죠.]

확진자와 비확진자, 밀접접촉자가 뒤섞여 안전한 공간조차 찾기 어렵습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지금 안전지대가 없어서 거의 마스크를 24시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불안해서 잠도 마스크 쓰고 자고. 제 생각엔 다 노출돼 있습니다. 확진자, 접촉자랑…]

이런 상황에도 법무부의 대응지침은 현장에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지침) 그런 거 없었어요. 일단 사랑으로 감싸고 제소자들을, 따뜻한 말 하고. 잘 챙기고…어쩔 수 없죠. 참아야죠, 어떡해요.]

동부구치소를 방문한 추미애 장관은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 수용하고 수용률을 감소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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