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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병원서 같은 일 해도 월급은 3배 차이…"박탈감에 간호사 그만둬"

입력 2020-12-2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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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간호사들끼리도 사람 따라 월급 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함께 일을 해도 파견 간호사가 해당 병원에서 원래 일하던 간호사보다 월급을 훨씬 많이 받는다는 주장입니다.

출처: 연합뉴스(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우)출처: 연합뉴스(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우)
■ "'보상 격차'에 기운 빠져…월급 3배 이상 차이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25일 '저는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 A 씨는 자신을 경기도에 있는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라고 소개했습니다.

A 씨는 "기존 간호 인력은 파견 인력이 받는 임금의 3분의 1도(야간근무수당 포함) 채 미치지 못하는 돈을 받고 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A 씨는 "파견 간호사 수당은 하루 30만 원에 숙박비와 출장비는 9~11만 원 따로 지급돼, 합치면 약 40만 원으로 월 700~900만 원가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환자를 대면하는 데 대한 위험수당으로 파견 간호사는 하루에 5만 원, 기존 간호사는 병원마다 다르지만 한 달에 5만 원 받는다고 했습니다.

훨씬 많은 월급을 받는데도 일부 파견 간호사들은 기본적인 업무 수행도 어려워해 함께 일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호소도 합니다.

A 씨는 "한 파견 간호사는 '주사 한 번도 안 놔봤다'며 가장 기본적인 혈관주사 경험조차 없었다"고 했습니다.

또 "기존 간호사들은 장갑을 최소 세 겹 착용하고 주사를 놓는데, '장갑이 두꺼워서 주사를 못 놓겠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다른 간호사는 고위험 약물이 섞인 수액 및 일반 수액의 주입속도를 조절하지 못했다"고도 했습니다.

A 씨는 "업무가 벅찬 상황에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파견 간호사를 지원받으면 기본적인 업무부터 간호사로서 트레이닝까지 제공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A 씨는 "저희에게 필요한 건 실무에서 도움 될 인력"이라며 "파견 간호 인력 선발에 대한 기준을 상향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코로나 인력은 선택의 자유 없이 긴 시간 동안 확진자를 돌보는 데 힘써왔다"며 "파견 인력에 대한 처우와 같진 않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시해달라"고 남겼습니다.

이 청원 글에는 오늘(29일) 오후 5시 기준으로 1만 5,000명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출처: 보건의료노조 제공출처: 보건의료노조 제공
■ 병원 떠나는 기존 간호사들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대한간호협회 등을 통해 코로나19 현장에서 근무할 파견 간호사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파견 간호사들은 감염병 관리 병원에서 확진 환자를 치료하거나, 선별진료소와 해외입국자 임시검사시설에 배치됩니다.

모집 공고에 따르면, 파견 간호사는 하루 기본 수당 20만 원을 받습니다.

근무 성격에 따라 위험수당과 전문직 수당 각 5만 원씩 받습니다.

숙식비 명목으로 주는 파견 수당 9~11만 원까지 더하면 하루 일당은 최대 41만 원입니다.

하지만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기존 간호사들이 받는 돈은 이보다 적습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A 의료원에서 일하는 기존 간호사가 받는 월급은 약 257만 원, 파견 간호사는 약 930만 원입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주 기자회견을 열고 파견 의료 인력이 기존 의료 인력보다 큰 보상액을 받고 있어 현장에 사기를 떨어트리고 박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1년 동안 최전선에서 환자를 돌보던 기존 인력들은 퇴사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노조는 기존 인력에 대한 적절한 지원과 보상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 정부 "기존 간호사 처우 개선하겠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기존 간호사의 처우 개선에 노력하겠단 입장을 내놨습니다.

정경실 중앙수습본부 의료지원반장은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기 위해 파견자에 대한 특별 지원이 불가피했다며 재정 당국과 협의해 기존 의료진들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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