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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서방언론 "암살 시도 배후는 러 연방보안국"|아침& 세계

입력 2020-12-24 08:48 수정 2020-12-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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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14일,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암살 시도의 배후가 러시아 연방보안국으로 확인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난 21일에는 나발니가 직접 해당 요원과 전화 통화를 해 암살 시도의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알렉세이 나발니가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시도합니다. 미국 'CNN'과 영국 탐사보도 전문매체 '벨링켓'이 나발니 암살 시도의 배후가 러시아 연방보안국 독극물팀이고, 요원들의 신원도 확인했다고 보도한 후 나발니가 직접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자 나선 것입니다. 나발니는 자신의 신분을 러시아 고위 간부로 위장하고 독극물팀 요원에게 전화를 해 암살 작전이 왜 실패했는지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고 속였습니다. 그리고 요원으로부터 독극물을 속옷에 묻히는 방식을 사용했다는 등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발니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알렉세이 나발니/러시아 야권 인사 : 중요한 증언이 남아 있습니다. 만약 요원들이 누군가를 독살하고 싶었다면 그 방식대로 했을 것입니다. 실제 독살을 시도한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그렇게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우리에게 정확하게 말했죠.]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의 주장이 나온 지 하루 만인 지난 22일, 대통령을 지낸 인사와 그 가족에 평생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법안에 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7일, 연례송년기자회견에서는 나발니가 미국 정보 당국과 결탁을 했기 때문에 러시아 연방보안국이 그를 감시해 온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암살 시도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면서, 정말 죽이려고 했다면 죽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감시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를 독살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누가 그를 필요로 하나요? 누군가 그를 독살하고 싶었다면 실제로 죽였을 것입니다. 그의 아내가 저에게 말을 해서 저는 즉시 그를 독일로 보내 치료를 받도록 지시했습니다.]

외교적 파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발니가 공개한 전화 통화 영상은 가짜라고 반박하며 나발니가 피해망상증세가 있는 환자라고 비난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 암살 시도를 이유로 러시아 고위 관료 6명 등에 제재를 가한 유럽연합에도 보복 조치를 취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대사를 초치하고 독일 정부 관계자의 입국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나발니 암살 시도 의혹을 둘러싼 진실 공방과 파장, 러시아 전문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CNN을 비롯한 서방 언론들과 나발니 본인이 암살시도 배후를 잇따라 폭로했습니다. 러시아 내부의 여론은 지금 어떤지 궁금하고요. 푸틴 대통령에게 압박이 될지 이 부분도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추세를 볼 때 푸틴 대통령에게는 대외적으로는 이미지 추락, 외교 문제 비화, 인권문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 등 위기에 직면하겠지만 대내적으로는 그렇게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러시아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관심이 나발니 사건과 같은 정치 문제보다는 보건과 방역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제재로 인해 나빠진 경제 상황과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1998년 IMF 당시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기 때문에 러시아 국민들은 섣불리 푸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리라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에서 러시아 국민들은 현 집권자를 중심으로 뭉치는 경향이 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 나발니가 러시아 연방보안국 요원과 전화통화를 했다는 영상을 공개했고요. 바로 그다음 날 푸틴 대통령, 대통령과 가족에 평생 면책특권 법안에 서명했다, 이런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같은 보도가 정말 사실이라면 말이죠. 푸틴 대통령의 의도 뭘까요?

    다양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역사에서 전임 대통령에 대한 면책특권법안은 지난 2000년 푸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제1호 법안으로 서명했었습니다. 그 결과 전임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1993년 친위 쿠데타와 헌법유린 사건, 가족들이 연루된 부정부패 사건에서 자유로워졌었습니다. 당시 옐친 대통령은 많은 부정부패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가졌었는데요. 재임 시 행했던 모든 행위를 면책 받음으로써 옐친 대통령에게는 편안한 노후를, 푸틴 대통령은 든든한 후원자를 가지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이번 대통령 영구면책특권법 서명은 이러한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사상 초유의 자신에 대한 면책특권법안에 서명하여 혹시 모를 자신들의 정적들, 특히 나발니 사건과 같은 혐의가 드러나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미연에 방지하고 지난 7월 개헌을 통해 2024년 차기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 암살시도의 배후가 푸틴 대통령이라는 서방 국가들의 주장에 강하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맞대응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외교적 파장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번 나발니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의 국제적 입지는 상당부분 실추될 것으로 보입니다. 2005년 당시 방사능 홍차 사건으로 영국과 러시아가 냉전에 준하는 관계 악화가 있었던 것으로 볼 때 현재 나발니가 망명 중인 독일과의 관계도 한층 더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독 출신 현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젊은 시절 공산치하를 경험했고 스탈린식 국가테러리즘을 누구보다도 거부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독일은 EU 차원에서 공동대응을 할 것으로 보이고 EU는 나발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러시아에 대한 외교관 추방, 경제제재 등 다양한 형태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범위는 아주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EU도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어 현 단계에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알겠습니다. 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였습니다. 나발니와 CNN 등 서방언론들은 암살 시도와 관련해 아직도 밝혀야 할 의혹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관련 폭로가 계속 이어질 경우, 러시아 당국과의 진실 공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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