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한해 이상직 의원과 박덕흠 의원을 비롯해 국회의원의 편법증여와 이해충돌 문제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걸 계기로 뉴스룸은 국회의원들의 재산을 전수조사했습니다. 어떻게 부를 쌓았고, 어떻게 자녀에게 물려주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의원의 힘을 활용한 건 아닌지 취재했습니다. 먼저 국민의힘의 전봉민 의원입니다. 신고한 재산만 900억 원대인 전 의원이 어떻게 재산을 늘려 왔는지 집중적으로 보도합니다. 연 매출이 100만 원이던 회사가 아버지의 도움으로 2~3년 만에 수천억 원대의 사업을 다루며 급성장한 과정부터 전해 드립니다.
이윤석 기자입니다.
[기자]
2011년 11월, 전봉민 의원은 동생들과 '이진주택'이란 회사를 만듭니다.
당시 관보엔 회사 연간 매출액이 100만 원으로 돼 있습니다.
기업의 연 매출이 최저임금 한 달 치도 안 된 겁니다.
사실상 페이퍼컴퍼니 수준입니다.
그런데 3년도 안 돼 이 회사는 놀라운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연 매출이 거의 없던 회사의 2013년 총분양예정수익금이 1300억 원으로 나옵니다.
45억 원 현금 배당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엔 총분양예정수익금 규모가 약 4000억 원으로 커졌습니다.
비밀은 '아버지의 힘'에 있었습니다.
아버지 전광수 씨가 대표인 이진종합건설의 사업을 전봉민 의원 회사가 도맡은 결과입니다.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입니다.
이진종합건설은 이진주택에 2300억 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쉽게 말해 아버지가 아들 빚보증을 서준 겁니다.
신생 기업이 누리기 어려운 혜택들입니다.
이 역시 아버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증여로 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전 의원은 이진주택처럼 아버지 회사로부터 많은 일감을 받아 성장한 동수토건이란 회사도 형제들과 함께 보유 중입니다.
전 의원이 보유한 두 회사 주식 가치만 약 858억 원입니다.
[김경율/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회계사) : (회사 설립) 불과 몇 년 만에 수천억대 공사를 두 개, 세 개 할 수 있다는 게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해야죠. 아들 3형제에게 거대한 부를,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서 부를 몰아줬고…]
취재팀은 전봉민 의원과 전광수 대표 등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 / 인턴기자 : 김건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