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로 꿈의 무대들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어디선가 이렇게 베토벤의 25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음악이 울리고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청각장애를 극복한 음악가, 베토벤의 이야기는 무대가 없어진 올해, 그 어느 때보다도 자주 조명되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선율이 울리는 이곳은 태국 롭부리의 숲속입니다.
원숭이의 끈질긴 방해에도 영국 남성은 꿋꿋이 연주를 이어갑니다.
아무도 없는 밀밭, 이탈리아의 트랙터 화가는 250년 전 12월 17일 태어난 베토벤의 생일을 소리없이 축하했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송년음악회로, 또 신년음악회로 만났을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올해는 다른 방식으로 갇혀 있는 전세계 사람들을 위로했습니다.
무대에 오를 수 없게 된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각자 집에서 연주해 하모니를 만들었고, 창단 522년 만에 전세계 투어를 멈춘 빈 소년 합창단은 처음으로 온라인 콘서트를 열면서 이 노래를 빼놓지 않았습니다.
['환희의 송가'/빈소년합창단 : 신성한 그대의 힘은 가혹한 현실이 갈라 놓았던 자들을 다시 결합시키고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인류애와 희망을 그린 이 노래가 많은 사람들을 위로했듯 올해 베토벤의 음악은 더 자주 스트리밍됐고, 음반도 국내에서만 80%는 더 팔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십대 후반에 난청이 왔지만 음악가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보석같은 곡들을 남긴 베토벤의 이야기가 감염병의 위협에 흔들린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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