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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또 연기…28일 최종 의결

입력 2020-12-18 19:35 수정 2020-12-18 19:45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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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발제


[앵커]

국회에서 다섯번째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가 열렸습니다. 공수처법이 개정된 뒤 다시 열리는 첫 회의기도 했는데요. 오늘 후보자 추천 작업을 마무리지을 거란 관측이 많았는데, 결국 오늘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앞서, 여당 측 추천위원 한명이 사퇴를 했죠. 그 자리를 채운 뒤,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한 겁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공수처장 후보 추천 또 연기…28일 최종 의결 >

공수처법 개정 이후 처음 열린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 이번에는 결론이 나나 싶었는데, 또다시 미뤄졌습니다. 야당 측 추천위원 한명이 사퇴를 했죠. 그 자리를 채우기로 한 겁니다.

[이찬희/대한변호사협회장 : 국회의장께서 추천을 요청하셨고 또한 위원 모두가 원만하게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 좋다라는 데 동의했기 때문에 28일날 오후 2시에 다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에서 강력한 문제제기를 했었죠. 축구는 11명, 야구는 9명이 뛰듯 공수처 추천위도 정원인 7명, 완전체로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 7인의 추천위를 구성한 뒤 회의체를 소집하고 의결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고르고 고른 공수처장이 행여 제2의 윤석열로 밝혀지면 추미애 무법 장관이 있다 해도 직무정지 등 괴롭힐 방책이 없습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숫자라도 유지해야 애꿎은 야당 탓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어설픈 지연 전술, 이젠 놀랍지도 않다면서 말입니다.

[강선우/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사퇴로 결원이 생겼으니 회의가 무효라고 합니다. 의결 정족수가 부족하지 않아 충원이 필요치 않은데, 어떻게 회의가 무효일 수 있습니까. 본래 하기 싫은 일에는 백 가지, 천 가지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그 어설픈 지연 전술, 어쨌든 이번엔 먹힌 듯합니다. 공수처법 개정으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시켰죠. 야당의 주장, 그냥 무시하고 가기엔 조금 부담스러웠나 봅니다. 여기에 이번 공수처법 개정안엔 이런 규정도 새롭게 담겼습니다. "국회의장이 10일 이내 기한으로 교섭단체에 추천위원 추천을 요청하고, 기한을 넘기면 의장이 직권으로 한국법학교수회 회장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추천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입니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이 지난번 추천위원 선임 때처럼 무한정 시간을 끌 순 없습니다. 열흘 뒤, 그러니까 28일 6차 회의에선 최종 결론이 난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매몰차게 굴 필요는 없겠죠. 추천위는 추가로 후보자 추천도 받기로 했는데요. 이 역시 야당 측을 배려한 조치로 풀이가 됩니다.

국민의힘, 일단 오늘은 공수처장 후보자 선정을 저지했지만, 거기까지일 듯합니다. 조금 돌아가게 됐을 뿐, 공수처 출범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태입니다. 이럴 땐 흔히 희생자를 찾기 마련이죠. 그렇지 않아도 "전략이 없다" 원내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언론을 통해 흘러 나왔었는데요. 주호영 원내대표, 먼저 나서 재신임을 물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공수처법이라든지 대북전단을 금지하는 남북교류협력법이라든지 그다음에 사참위 관련해서 여러 가지 법들이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되지도 않은 채 일방 통과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또 책임을 져야 된다는 분도 있고 해서 재신임을 물었습니다.] 

결과는 만장일치, 박수로 주 원내대표에게 다시 힘을 실어줬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전략적으로 좀 더 숫자적으로 열세이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지만 좀 더 전략적인 방법을 찾아보자 이런 의견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국민들에게 이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의 폭거를 효과적으로 알릴 방법들을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재신임은 받았지만, 숫자적 열세를 뒤집을 전략이라. 그걸 찾기가 만만치는 않을 듯합니다. 전통적으로 야당이 가진 비기 중 하나, 국정감사와 청문회인데요. 현재 4명의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 절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종배/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내년 재·보선 선거를 치르는 주무부처가 행안부인데 그 장관에 현역 의원이자 대통령 복심이라는 전해철 후보자를 지명을 했습니다. 국토부 장관 자리에는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설계했다는 변창흠 후보자가 지명된 상태입니다. 우리 당은 송곳 검증으로 장관의 자격이 있는지 철저히 파헤치겠습니다.] 

문제는 개별 의원의 전투력과 팀워크인데요. 과거 '박남매'로 불렸죠. '박지원-박영선' 콤비 같은 저격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박지원/당시 통합민주당 의원 (2009년 7월) : 알겠습니다. 박경재 씨 잘 알지요?]
[천성관/당시 검찰총장 후보자 (2009년 7월) : 그냥 아는 사이입니다.]
[박지원/당시 통합민주당 의원 (2009년 7월) : 후보자도 골프 잘 치지요?]
[천성관/당시 검찰총장 후보자 (2009년 7월) : 가끔…]
[박지원/당시 통합민주당 의원 (2009년 7월) : 그런데 2008년 2월 10일에는 후보자의 부인과 박경재 씨가 똑같이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3000불짜리 샤넬 핸드백을 샀습니다. 아십니까?]

[박영선/당시 통합민주당 의원 (2009년 7월) : 집사람 이름으로 냈다고 지금 서류가 제출이 돼있습니다. (그거는 이제 차량을 승계를 했기 때문에…) 승계한 것은 2009년 6월 22일입니다. (그래서…) 보증금 내신 것은 2008년 5월 29일이고요.]
[천성관/당시 검찰총장 후보자 (2009년 7월) : 1년간 제 친구가 탔기 때문에, 1년간 탔기 때문에 저희가 그 친구한테 1000만원을 줬습니다.]
[박영선/당시 통합민주당 의원 (2009년 7월) : 아니 2008년 5월 29일 날 배우자 명의로 지금 되어있거든요? (그거는…) 이것은 해명이 안 됩니다. 지금 그 말씀 자체가 앞뒤가 안 맞지 않습니까.]

국민의힘이 자신한 '송곳 검증'. 과연 뭘 들고 나올 지 지켜보겠습니다.

< 오거돈 또 '인지부조화' 주장…"턱 만졌다" 또다른 피해자? >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국민들을 분노케한 궤변 가운데 하나죠. '인지부조화 이론'이란 심리학 개념을 한번에 각인시켰습니다. 이 '인지부조화'를 활용해 법망을 빠져나간 분이 있습니다. 바로 오거돈 전 부산시장입니다. "범행은 인정하나, 구체적인 범행은 기억나지 않는다." 새로운 어록까지 남겼는데요. 오 전 시장의 변호인은 실로 놀라운 논리로 구속을 피했습니다. 오 전 시장이 자신에게 불리한 건,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고 또 실제로도 안 했다고 믿는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다, 변호를 한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오 전 시장, 사퇴 기자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었죠.

[오거돈/전 부산시장 (4월 23일) :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범행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는 분이, 경중은 도대체 어떻게 따졌는 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검찰도 그냥 물러설 순 없었나 봅니다. 보강 수사를 벌여,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검찰 측에서 '인지부조화' 논리를 깰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또다른 성추행 피해자입니다. 지난 2018년, 한 직원을 성추행하고 한번 더 추행을 하려다 미수에 그쳤다고 하는데요. 관련 녹취록도 확보를 했다는 소식입니다. 오 전 시장 측 변호인에 따르면 이번엔 '턱을 만진 혐의'라고 합니다.

오늘 법원에 출석한 오 전 시장. 모자를 푹 눌러쓰고, 빠른 걸음으로 법정에 들어섰는데요. 정문이 아니라 후문을 이용했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법정 앞엔 오 전 시장의 구속을 구속하라는 시위도 벌어졌습니다.

[서지율/부산성폭력상담소 상담실장 : 법원은 권력형 성폭력의 실상이 얼마나 처참한지 알아야만 한다. 우리는 앞으로 권력형 가해자가 엄중 처벌되어 피해자가 일상을 되찾을 때까지 쉬지 않고 함께 할 것을 다시 한번 선언한다.]

지금 이 상황을 지켜보며 가장 힘들어할 사람, 바로 피해자입니다. 오늘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는데요. "한밤중에 일어나 기억에도 없는 음식을 꾸역꾸역 밀어 넣고 약 없이는 한 시간도 자기 힘들어졌다"며 "이게 모두 4월 7일 그날 시장 집무실에서의 역겨운 일 때문이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내가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엔 법의 정의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정호진/정의당 수석대변인 : 가해자는 거리를 활보하고 피해자는 구속을 탄원하는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늦었지만 오거돈 전 시장을 구속해 법의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에 대한 책임에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재·보궐 선거 준비에만 급급할 뿐 2차 피해 등 피해자가 마주한 현실에는 관심이 1도 없는 꼴입니다.] 

설마 더불어민주당도 '오거돈 전 시장이 민주당 소속이었긴 하지만 당에서 제명을 했으니 더이상 책임이 없다' 뭐 이런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는 건 아니겠죠? 지난 달 부산을 찾은 이낙연 대표, 부산 시민들에게 거듭 사과는 했습니다. 하지만 성폭력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나 재발방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내년 보궐선거 걱정이 더 컸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4일) : 내년 4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서 부산 미래 비전을 놓고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는 것 그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일 수 있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의 그런 충정과 고뇌를 이해해 주시고 앞으로 저희들이 내놓을 후보자, 그리고 그 후보자를 통해서 시민 여러분께 보여드릴 정책과 비전을 잘 판단해 주시고 심판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사정은 다른 정당도 마찬가지긴 합니다.

[석영미/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오는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들의 발언에서 모든 후보들은 오거돈 성범죄에 관련된 이 선거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다른 공약들로 뒤덮고 있습니다. 출마 예상자들은 오거돈 성범죄를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만 골몰하고 성 평등 부산을 위한 어떠한 정책적 준비도 고민도 보이지 않습니다.] 

법원은 지난번 오 전 시장의 영장을 기각하며, 이런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증거가 모두 확보됐고, 주거가 일정하고, 고령인 점을 종합했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같은 결론을 내놨습니다. 또다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겁니다. 그런데 문득 이분이 떠오릅니다.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입니다. 구속 결정 당시 이미 측근들이 다 구속돼 있었죠. 관련 증거, 확보돼 있었습니다. 주거지는 온 국민이 생방송으로 지켜봤습니다. 게다가 여든아홉살, 누가봐도 고령입니다. 그럼에도 구속이 됐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증거 인멸 가능성인데요. 재판부는 오 전 시장의 경우,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다고 또다시 판단했습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오 전 시장 측 오늘도 이런 답변을 내놨습니다.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재판부도 오 전 시장도 참 한결같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공수처장 후보 추천 또 연기…28일 최종 의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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