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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반정부시위 장기화…푸틴, 출구전략 고심|아침& 세계

입력 2020-12-18 09:54 수정 2020-12-1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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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진행 : 이정헌


벨라루스에서 반정부 시위가 19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벨라루스 야권이 올해의 사하로프 유럽 인권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16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의사당. 2020년도 사하로프 유럽 인권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사하로프 인권상은 유럽 의회가 인권과 자유 수호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으로, 소련 핵물리학자지만 자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비판했던 사하로프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상입니다. 올해 수상자로 벨라루스 야권이 지정됐는데,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가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그녀는 반정부 시위에 앞장서고 있는 벨라루스 국민들에게 영광을 돌렸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 우리의 용감한 여성, 노동자, 학생, 의사, 교사, 변호사, 작가, 언론인과 활동가들. 이들 모두 벨라루스에서 우리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이 상은 그들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벨라루스 반정부 시위는 26년간 집권해온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지난 8월 대선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찰의 진압도 날이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시위에서는 3백여 명이, 지난 13일 시위에서는 100여 명의 참가자가 체포됐습니다. 벨라루스 언론은 지금까지 3만여 명이 넘는 시위 참가자들이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벨라루스 국민 1000명당 3명꼴로 체포된 셈입니다. 그래도 시위 참가자들은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시위 참가자 : 오늘은 벨라루스 국민들의 통일된 모습을 다시 보는 아름다운 날입니다.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고 모두가 거리로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모두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벨라루스의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구소련 지역을 자국 세력권으로 간주해온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루카셴코 정권을 두둔해 왔지만, 향후 러시아의 행보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19주째 이어지고 있는 벨라루스 반정부시위의 상황 유라시아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개헌 이후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 이 같은 의사를 밝히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구체적인 개헌 일정 등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의도일까요?

    먼저 루카셴코 대통령의 개헌 발언이 나온 배경을 보겠습니다. 지난 9월 23일 루카셴코 대통령이 러시아와 군부, 경찰의 지지의 힘입어 야권의 반발을 억누르고 전격 취임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8월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국민적 시위가 계속 되어 벨라루스 정국이 매우 혼란스러운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그 의도가 의심되고 있습니다. 이번 개헌 발언은 한마디로 국면전환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먼저 개헌을 통해서 지난 대선의 대규모 투표부정과 개표조작을 덮으려는 시도로 보이고 있고요. 두 번째로는 국민의 관심을 지난 대선에서 개헌 정국으로 돌리려는 것인데요. 현재 19주째 이어지고 있는 야권의 시위와 국민의 저항을 무마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적으로 야권 분열을 노려 지난 9월 취임한 대통령직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보이는데요. 만약 개헌을 하게 된다면 야권과 협상을 통해 일부 권력을 양보하더라도 러시아와 군부의 강력한 지지 하에 대통령직은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러니까 지금 당장 개헌을 하거나 물러날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벨라루스의 반정부시위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입장에서도 꽤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 사태에 대한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이 같은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푸틴 대통령 지금 어떤 것들을 고민하고 있을까요?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벨라루스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완충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놓칠 수 없는 핵심이 이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에 신서방정권이 들어서고 동유럽이 EU에 가입하는 등 민주화 물결이 점차 러시아를 향하고 있습니다. 만약 벨라루스에서도 친러성향의 루카셴코 대통령이 퇴진하고 서구에서 지지하는 야권이 집권하게 된다면 러시아로서는 악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민주화 물결이 바로 모스크바 코앞으로 이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러시아 입장은 벨라루스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현 루카셴코 대통령을 지지하고 정치,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번 벨라루스 사태의 출구전략으로 루카셴코 대통령이 개헌 카드를 꺼내든 이면에는 푸틴 대통령과의 심도깊은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벨라루스의 야권지도자입니다. 티하놉스카야. 유럽이 러시아의 눈치를 보느라 벨라루스 사태를 관망하면서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들었습니다. 벨라루스의 앞날 어떻게 전망하고 계세요?

    지금까지 벨라루스 야권은 크게 두 갈래로 부정선거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먼저 국외에서는 지난 대선 야권후보였던 티하놉스카야는 대선에 불복해서 벨라루스 국외에서 자체 조직인 국민 대사관을 20국에 설치하는 등 반정부 대선불복 운동을 국제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수도 민스크를 중심으로 전국적 시위를 19주째 이어지고 있죠. 그러나 현재 미국과 유럽은 벨라루스 사태에 크게 개입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의 과도기고 유럽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지금은 겨울이어서 러시아의 석유, 가스에 의존하는 EU로서는 적극적인 행동보다는 상황을 주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칫 벨라루스 사태로 인해 러시아와의 새로운 분쟁이 야기되어 가스분쟁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진다면 유럽은 코로나19와 가스로 인한 고통을 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민주주의를 향한 벨라루스 국민들의 외로운 싸움에 국제사회가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일어서는 것은 개입이 아니라 각 국가의 의무"이고 "당신들의 연대와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행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아침&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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