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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이민자 20여 명 익사…정치권 혼란 가중|아침& 세계

입력 2020-12-17 09:39 수정 2020-12-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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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진행 : 이정헌


[앵커]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총선을 치룬 지 열흘이 지났지만, 사회 혼란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고국을 떠나는 사람들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불법이민자들을 태운 배가 난파되면서 최소 23명이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카리브해 서인도제도에 위치한 섬나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해안가에 베네수엘라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모여 있습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베네수엘라와 직선 거리로 11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배를 타고 이곳으로 넘어온 베네수엘라인들이 지금까지 4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실한 배에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올라탄 채 위험한 항해를 하다 보니 사고도 빈번하게 벌어졌습니다. 지난 12일에는 배가 난파돼 어린이와 여자들을 포함해 최소 23명 가량이 숨졌습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도 100여 명의 베네수엘라인들이 트리니다드 토바고로 향하던 바다에서 실종됐습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베네수엘라 난민들이 극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베네수엘라 양국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마르타 우르타도/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대변인 : 우리는 베네수엘라와 트리니다드 토바고 당국이 이민자과 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조정하고 협력 할 것을 촉구합니다.]

지난 6일, 베네수엘라에서 총선이 치러졌는데 야권이 불참하면서 여당이 손쉬운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물론 우리나라 정부와 미국, 유럽연합 등 많은 국가들이 선거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승리를 자축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으로 마두로 대통령이 국회까지 장악한 반면, 야권 지도자인 과이도 국회의장의 입지는 크게 흔들리면서 베네수엘라의 혼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이도 의장은 이번 난파 사고에 애도를 표하며, 마두로 정권 때문에 벌어진 비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후안 과이도 /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 우리 형제들의 불쌍하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난파선. (마두로 정권은) 그것을 침몰시켰을 뿐만 아니라 수백만의 꿈, 수천의 기회를 익사시켰습니다.]

총선 이후 더욱 심화된 베네수엘라의 혼란과 목숨을 걸고 고국을 떠나는 난민들의 실태. 중남미 전문가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임수진 대구가톨릭대 중남미학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반복되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 난민들이 위험을 무릅쓴 채 바다를 통해서 불법이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마두로 정권이 콜롬비아나 브리질로 가는 내륙지역을 현재 봉쇄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때문에 바다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겁니까?

    베네수엘라는 지금 육로나 해상을 통한 국경이동을 금지한 상태에서 이달 초부터 제한적으로 항공편 운항을 시작을 했습니다. 해외의 코로나 환자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고요.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콜롬비아나 브라질의 경우도 하늘길은 제한적으로 개방을 했지만 육로나 해상 입국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베네수엘라는 2015년부터 일자리와 의료서비스를 찾아 떠나는 그런 이민이 시작되었는데요. 현재는 정치 불안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와 의료상황이 더욱 심각해졌기 때문에 이 항공편을 이용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양국의 육로입국이 금지된 상황에서는 생존을 위해서 위험하더라도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 정말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UN은 베네수엘라 난민들이 극도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이렇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책들이 지금 필요하다고 보세요?

    불법 이민은 과정도 위험하고요. 이민을 떠나서도 일용직 등에 종사하면서 사회 시스템에 등록하지 못한 채 살기 때문에 코로나19 영향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인접국들은 베네수엘라 난민들에 대해서 포용적인 정책을 펼쳤습니다마는 현재는 코로나19 때문에 육로나 해상이동 자체가 불법이라서 국가의 보호를 받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이 불법 입국자들 중에는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인접국에서는 부분적으로라도 혹은 한시적으로도 국경을 개방을 하고 혹은 진단검사 후에 입국을 허용하는 것이 방역이나 불법이민 과정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요. 그런 점에서는 지속적으로 베네수엘라 난민 지원을 해온 국제사회에 그리고 난민 유입 국가 내 협력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마지막으로는 근본적 해결책은 이민을 떠나지 않도록 베네수엘라 내부상황이 개선되는 것입니다.


  • 최근 총선을 계기로 과이도 의장의 입지는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위기의 해법을 찾는 것이 더욱 힘들어졌다 이 같은 평가도 나오는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베네수엘라 문제해결을 위한 다른 방법이 더 있을까 할 정도로 국제사회는 다양한 노력을 해 왔으나 변화는 없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보이콧을 했고 그러니까 과이도 의장은 이제 의장직을 잃기 때문에 반마두로 진영의 구심점은 약해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베네수엘라 내부에서의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이제 기대해 볼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정책입니다. 동맹국들과 협력해서 현지의 경제제재를 통한 압박을 계속 이어나가면서도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을 하고요. 이런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서 그러니까 이번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야당세력을 재건하도록 하고 또 미국의 직접개입이 아니라 내부에서 자립적으로 정상을 찾아가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이주기구와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이 심화된 지난 5년 사이, 전체 인구의 15%에 달하는 400만 명이 베네수엘라를 떠났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정치권은 갈등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 등 야권인사들의 횡령을 주장하고 나섰고,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폭력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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