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94위의 깜짝 우승. 게다가 다섯 타 차를 극복한 놀라운 역전 우승이었는데, 해외 언론에선 바로 이 모습에 주목했습니다. 나흘 동안 펼쳐진 대회 내내 마스크를 쓰고 경기하고 우승까지 일궈낸 김아림 선수에게 "새로운 시대, 기억에 남을 만한 우승이었다"고 했습니다.
문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 LPGA 투어 US오픈|미국 휴스턴 >
홀로 마스크를 쓰고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김아림.
미국에선 낯선 이 장면에 주목했습니다.
[현지 중계 : 모두가 그러지는 않지만, 김아림은 대회 내내 스스로 마스크를 쓰고 경기했어요.]
경기 내내, 얼굴 대부분을 가렸던 김아림은, 결국 우승까지 일군 덕에 환한 미소를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김아림/US오픈 우승자 : 제가 걸리는 건 무섭지 않은데, 또 다른 누군가한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고…]
선두와 다섯 차 뒤진 채 나선 경기.
김아림 하면 떠오르는 장타가 대회 내내 계속됐지만, 우승을 선물한 건 정교한 퍼트였습니다.
1m짜리 버디에 성공하고 한 뼘짜리 버디로는 공동 선두로 올라섰습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3m 내리막 버디로 믿기 힘든 역전 우승을 일궈냈습니다.
[현지 중계 : 김아림이 3연속 버디로 선두로 올라섭니다! 믿을 수 없습니다!]
유쾌한 반전 드라마를 쓴 김아림은 사실 출전부터 극적이었습니다.
세계랭킹이 한참 못 미쳐 이번 대회엔 못 뛸 뻔했는데, 코로나19때문에 지역 예선을 치르지 못하자 미국 프로골프 협회가 출전 자격을 넓혀 가까스로 뛸 수 있었습니다.
[김아림/US오픈 우승자 : 나 짱이지?]
[김아림 아버지 : 잘했어! 자랑스러워]
[김아림/US오픈 우승자 : 아빠, 영혼 좀 담아봐!]
세계 94위, 게다가 US오픈에 처음 나온 선수의 우승을 두고 해외 언론은 "동화같았다"고 했습니다.
대회 역사상 가장 세계랭킹이 낮은 우승자, 기록까지 쓴 김아림은 무려 64계단 뛰어올라 오늘 세계 30위에 올랐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