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마다 겨울이 되면, 연탄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서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후원도 줄어들고, 자원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조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할머니의 연탄창고가 텅 비었습니다.
혼자 사는 할머니가 하루를 나려면 연탄 서너 장이 필요합니다.
연탄불이 꺼진 걸 알면서도 갈지 않고 아끼며 지내왔습니다.
그런 할머니 집에 연탄이 도착했습니다.
창고에, 보일러실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손정순/강원 춘천시 근화동 : 금 같은 연탄이죠. 저에게 한 해 겨울나려면 금 같은 보석이지. 그것보다 더 보석이 어디 있어요.]
주로 지역 연탄은행을 통해 이뤄지는 연탄 나눔은 순수 후원에 의존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후원이 크게 줄었습니다.
예년에 비해 30% 넘게 감소했습니다.
연탄을 배달할 봉사자가 부족한 것도 걱정입니다.
단체 봉사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한 줄로 늘어선 사람들이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옮기는 모습은 요즘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단체 봉사가 줄면 후원도 줄어듭니다.
최근에는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면서 몇 안 되는 봉사 예약마저 연거푸 취소되고 있습니다.
[정해창/목사 (춘천연탄은행 대표) : 어떤 모임이라든지 외부 단체 봉사활동이라든지 이런 걸 자제해달라는 내부 방침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연탄 나눔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연탄은행 직원 1~2명이 날마다 쉴 새 없이 계단을 오르고 골목을 누빕니다.
[정해창/목사 (춘천연탄은행 대표) : 종일 문밖에서 연탄이 언제 오나 기다리시는 분도 있어요. 그런 분들 생각하면 저희가 더 힘을 내야 하는데…]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 나눔의 불씨를 지키려는 노력이 힘겹게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