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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탔는데, 여기 파티 열렸어"…부산의 특별한 '산타 버스'

입력 2020-12-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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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탔는데, 여기 파티 열렸어"…부산의 특별한 '산타 버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도 예년 같지 않은 가운데, 부산 시내를 달리는 한 '특별한 버스'가 화제입니다.

최근 커뮤니티와 SNS 등에 '부산 버스 근황', '나 지금 버스 탔는데 여기 파티 열렸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버스 탔는데, 여기 파티 열렸어"…부산의 특별한 '산타 버스'
해당 게시물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한 버스 내부 모습이 담겼습니다.

천장에 매달린 눈꽃 장식, 하트 모양 조명과 쉴새 없이 반짝이는 전구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누리꾼들은 "이거 타고 종점까지 여행하고 싶다" "본인도 몇 시간씩 운전하며 머무는 공간인데, 기사님도 신나고 승객들도 신나는 운행 길이면 좋겠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버스 탔는데, 여기 파티 열렸어"…부산의 특별한 '산타 버스'
이 버스를 직접 탔다는 한 부산 시민은 "최근 속상한 일로 하루하루가 우울하고 힘들었는데, 산타 버스를 타고 출근한 며칠 전의 아침을 잊을 수 없다"며 "출근길 내내 많은 위로를 받고 행복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시민은 "코로나19로 연말 같지 않은 분위기와 이것저것 심란한 마음으로 무거운 퇴근길이었는데, 기사님 덕에 너무나 행복하고 울컥했다"며 "잠시나마 눈과 마음에 행복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버스 탔는데, 여기 파티 열렸어"…부산의 특별한 '산타 버스'
이 '산타 버스'는 부산 대도운수 1558호 77번 버스입니다.

10년 째 버스 핸들을 잡고 있는 베테랑 운전기사 권도현(40) 씨가 직접 꾸몄습니다.

권 씨는 JTBC와 통화에서 산타 버스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운전사도, 승객도 즐겁게 버스를 탔으면 하는 마음에 만들게 됐다"며 "승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산타 버스를 운행 중이라는 권 씨는 "승객들이 이곳저곳 둘러보며 사진찍기도 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며 "같이 사진 찍자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을 하다 보면 승객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상처받을 때도 있고 승객들과 언성이 오갈 때도 있다"며 "반성하게 되고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 그래서 이렇게 산타 버스로 마음을 대신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 시작할 땐 직접 사비로 재료를 사서 버스를 꾸몄는데, 이제는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며 "처음에 아내 카드로 몰래 재료 샀다가 들켜서 종종 혼난 적도 있다"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또한 권 씨는 "부산에는 남부여객 70번 김이순 운전사님이 원조 산타 버스"라며 "작년에 처음 만들기 시작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직접 찾아갔더니 재료 파는 곳도 알려주시고 조언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권 씨는 "지금 하는 일이 물론 돈을 벌기 위한 것도 있지만, 너무 즐겁고 좋아서 하는 일"이라며 "올해는 작년보다 더 이쁘게 꾸미려고 했는데, 부족한 것 같다. 내년엔 올해보다 더 완벽한 산타 버스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권도현 씨의 '산타 버스'는 오는 31일까지 운행합니다.

"버스 탔는데, 여기 파티 열렸어"…부산의 특별한 '산타 버스'
(출처: 권도현 씨 제공)(출처: 권도현 씨 제공)
(JTBC 온라인 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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