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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대선 거센 후폭풍…선거폭력으로 5명 숨져|아침& 세계

입력 2020-12-11 09:29 수정 2020-12-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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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우리나라와 1977년에 정식으로 국교를 수립하고 교역은 물론 지속적인 인적 교류를 통해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서 아프리카 국가죠. 가나에서 지난 7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그런데 투표가 끝난 뒤 선거 관련 폭력 사건으로 다섯 명이 숨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가나 남쪽 해안 지역에 위치한 수도 아크라에서 축제가 열렸습니다. 나나 아쿠포 아도 대통령이 51.59%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하자 지지자들이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입니다. 아쿠포 아도 대통령은 이번 승리로 4년의 임기를 한번 더 이어가게 됐습니다. 지지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쿠포 아도 대통령 지지자 : 우리는 나나 아쿠포 아도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하려고 모였습니다. 그가 4년 더 집권하면, 올해도 행복했고 앞으로도 4년 더 행복할것입니다.]

가나의 이번 대통령 선거는 재선을 노린 아쿠포 아도 현 대통령과 그의 전임자이자 오랜 숙적인 존 마하마 전 대통령이 맞붙은 양강 구도로 치러졌습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면서 개표 과정에서는 양쪽 진영이 서로 자신들이 앞서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마하마 전 대통령은 개표가 진행 중이던 지난 8일 밤 아쿠포 아도 대통령이 매우 비 민주적인 행태를 보이면서 군을 동원해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선거 관리 위원회는 일부 지역의 개표 시스템 문제와 폭우 등을 이유로 개표 결과 발표를 연기했습니다. 이 때문에 마하마 전 대통령 측의 불만은 더욱 커졌습니다. 결국 지지자들이 항의 시위에 나서면서 군경과 대치했습니다. 가나 경찰은 전국적으로 스물 한 건의 선거 폭력 사건이 벌어졌고 이 가운데 여섯 건은 총격 사건으로 다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혼란과 사회 불안이 이어지자 아쿠포 아도 대통령은 당선 연설에서 단결을 촉구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나나 아쿠포 아도/가나 대통령 : 지금은 정치적 소속에 관계없이 모두 단결해서 손을 잡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가나가 있어야 할 곳에 가나를 세우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할 때입니다.]

가나 대통령 선거의 결과와 그에 따른 후폭풍. 아프리카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한규 전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재선에 성공한 아쿠포 아도 현 대통령과 2위를 차지한 존 마하마 전 대통령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그야말로 오랜 숙적이라고요.

    이번이 세 번째 경합입니다. 2012년, 2016년 그리고 올해 2020년이죠. 10년 동안 두 지도자가 정적 상태를 유지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존 마하마는 1979년에서 2001년 동안 집권한 독재자 롤링스의 후임이라고 볼 수 있고요. 아쿠포 아도는 전형적인 야당 지도자 출신이죠. 그러나 두 지도자는 적과 동지 같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이번 선거로 존 마하마가 패배했지만 선거 과정에서의 모든 폭력에 반대한다는 두 지도자 간의 협약은 가나 민주주의의 앞날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존 마하마는 2016년에도 그랬듯이 아쿠포 아도 대통령 취임식에는 참여할 것 같습니다.


  • 가나는 그동안 서아프리카의 경제강국으로 꼽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역시 분기별 경제실적,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는 누가 경제난을 타개할 적임자인지가 역시 핵심 이슈였는데. 국민들이 아쿠포 아도 현 대통령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아프리카에서 대선 이후에 폭력이 민주주의의 당연한 과정처럼 외부에서 비춰 안쓰럽습니다. 이번 폭력은 다른 아프리카 지역이 대선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선거폭력이 어느 한 지역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고 여러 지역에서 소규모로 산발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즉 이번 선거폭력이 지역주의 혹은 종족주의 또는 종교적 갈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물론 야당은 아쿠포 아도의 당선에 여전히 승복하지 않고 법원으로 가져가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결과에 대해서 이제까지 법원 판결에 승복해왔다는 점에서 큰 후폭풍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거의 30년 동안 다당제를 통해서 두 정당이 권력을 공유했다는 점도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욱이 다수가 소수를 어떻게 포용하는가가 이번 가나 정국 안정의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 가나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안정된 민주주의를 이룬 나라로도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선이 끝난 뒤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선거폭력 사건으로 5명이 숨졌고요. 이번 사태, 잘 수습이 될 수 있을까요?

    아프리카에서 대선 이후에 폭력이 민주주의의 당연한 과정처럼 외부에서 비춰 안쓰럽습니다. 이번 폭력은 다른 아프리카 지역이 대선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선거폭력이 어느 한 지역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고 여러 지역에서 소규모로 산발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즉 이번 선거폭력이 지역주의 혹은 종족주의 또는 종교적 갈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물론 야당은 아쿠포 아도의 당선에 여전히 승복하지 않고 법원으로 가져가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결과에 대해서 이제까지 법원 판결에 승복해왔다는 점에서 큰 후폭풍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거의 30년 동안 다당제를 통해서 두 정당이 권력을 공유했다는 점도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욱이 다수가 소수를 어떻게 포용하는가가 이번 가나 정국 안정의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가나는 국기 한 가운데에 아프리카의 자유와 독립을 상징하는 검은별을 그렸습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의 검은별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립니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식민지 시대와 군사 독재정권 시절을 거쳤지만 1957년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독립을 쟁취했고 1997년 민주주의로 전환해 지금까지 7차례 평화적으로 정권교체를 이뤄온 저력이 있습니다. 가나가 이번 대선의 후폭풍 역시 평화롭게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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