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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이명박·박근혜 실정 사과' 연기…당 내홍 여전

입력 2020-12-09 19:43

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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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오늘(9일)로 딱 4년이 됐습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오늘에 맞춰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사과 날짜를 미루기로 했습니다.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대국민 사과를 예고할 때마다 당내 반대 여론에 부딪혀왔는데요. 참 멀고 험한 길이기도 합니다. 관련 소식을 박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정세균/당시 국회의장 (2016년 12월 9일) : 총 투표 수 299표 중 가 234표, 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써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오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 정확히 4년이 된 날입니다. 제가 야당 반장으로서 처음으로 야당 소식을 전해드리게 된 날이기도 하죠. 4년이 지난 지금 국민의힘은 이른바 '사과 논쟁'이 한창 중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과오에 대해 당 차원의 사과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말이죠. 먼저 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의원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내 반발이 아니라 당외 반발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직 복당은 못 했지만 바깥에서 '사과를 하면 아니 된다', '이건 굴종이다' 큰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장제원 의원과 배현진 의원은 당내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찬성파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박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찬성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곽상도 의원도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박 전 대통령 혐의와 관련한 판결이 이미 나왔는데 사과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건데요. 특히 곽 의원은 박근혜 청와대 초대 민정수석을 지내기도 했지요. 갑자기 좀 생뚱맞지만 잠시 제 얘기를 하자면 저 오늘로 야당 반장 3일 차밖에 안 됐지만요. 오늘 좀 힘들었습니다.

[조 반장! 오늘 교육해야 할 게 많아요~]

어제 회의 끝나고 옥상에 불려가 조 반장한테 정신교육 받고 나서 오늘은 여기저기 발품 좀 팔았는데요. 그래서 곽 의원과는 제가 직접 한번 통화를 해봤습니다.

[곽상도/국민의힘 의원 (정치부회의와 통화) : (판결문에)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내용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내용에 대해서는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니냐 시기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분들도 있고 잘못한 게 뭐가 있느냐는 내용적인 걸 따지는 분이 있는데 우리가 판결을 인정하고 승복하는 게 법치주의라는 전제라고 보면은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따라가야 하는 거 아니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여기에 여권 대선주자들도 가세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이미 찬성 입장을 몇 차례 밝힌 바 있지만 어제 페이스북에 또다시 입장을 밝혔습니다. '탄핵의 강을 건너 정권 교체로 나아가자'는 제목의 글인데요. "진정 집권 의지가 있다면 이제 탄핵을 넘어서자"는 겁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부랴부랴 논쟁에 뛰어들었는데요. 원 지사와도 직접 통화해봤습니다. 한번 얘기 들어보시죠.

[원희룡/제주도지사 (정치부회의와 통화) : 국민 앞에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하고 '앞으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국민의 뜻에 맞는 실천을 해나가겠다' 그렇게 약속을 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어떤 식으로 해야 된다 말아야 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지만 저는 제가 정치인으로서 느끼는 저의 입장과 마음을 그대로 진솔하게 표현을 한 거고요.]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마찬가지로 "국민에 의해 판단 받은 잘못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는데요. 사실 이 사과 논쟁, 김종인 비대위원장 취임 전부터 조선시대 '예송논쟁'마냥 한참을 끌어왔습니다. 상복을 몇 년 입어야 하느냐를 두고 싸우는 건 지금 시각으로 보면 탁상공론 같지만요. 당시로서는 왕위 계승의 정통성과 맞물려 왕권 강화냐 신권 강화냐를 두고 맞붙은 첨예한 사안이었습니다. 이번 사과 역시 '국민의힘'이란 당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건드리는 부분이기 때문에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벌이는 건데요. 김 비대위원장, 일단 한 발 물러선 걸까요? 글쎄요. '지금까지 이런 후퇴는 없었다, 이건 후퇴인가 전진인가' 이런 느낌입니다. 대국민 사과 시기를 오늘 말고 정기국회 이후로 미루기로 했는데요. 민주당 입법 공세에 맞설 시기에 당의 잘못을 다시 거론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거죠. 하지만 '사과는 무조건 한다'는 계획입니다. 탄핵의 강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보다 화끈하게 강 한가운데를 갈라서라도 가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말이죠.

▶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 (2003)

논쟁이 너무 첨예하다 보니 과격해진 걸까요? '홍준표 키드'로 통하는 배현진 의원, 뜬금없이 7년 전 논란이 된 '귀태'란 용어를 소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김 위원장이 2016년 총선 당시 민주당을 이끌었던 것을 겨냥해 문재인 정부의 탄생부터 사과하라며 "문재인 정권은 '귀태' 정권"이라고 표현한 건데요. 사실 이 귀태란 말 어디서 들어본 듯하지요? 2013년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써서 정치적 논란이 컸던 용어입니다.

[홍익표/당시 민주당 원내대변인 (2013년 7월 11일) : 아이러니하게도 이 귀태 후손들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습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입니다. 아베 총리는 기시 노부스케 외손자. 잘 아시다시피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이시죠.]

여기서 잠깐, 복 국장의 복마크 말고 박 반장의 '북'마크. 귀태는 재일동포 교수들이 쓴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책에 등장하는 말입니다. 정확히는 시바 료타로라는 일본의 한 작가가 만들어낸 용어인데 '태어나서는 안 될', '불길한' 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결국 홍 의원은 이 귀태 논란 때문에 당시 새누리당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원내대변인직을 내려놓기까지 했는데요. 공교롭게도 당시 방송사 앵커였던 배현진 의원이 관련 내용을 보도한 적이 있지요. 근데 배 의원이 귀태란 말을 다시 꺼내들면서 야권 내에 붙은 불이 울타리 밖 여권까지 확전하는 모양새입니다.

[신영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음성대역) :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즉각 국회의원 직에서 사퇴하고, 촛불혁명의 주역인 국민께 사과하십시오. '박근혜 정권 방송'으로 빛을 봤던 배현진 의원이 다시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촛불혁명의 주역인 국민을 모욕하고 있습니다.]

귀태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요. 탄핵 가결 이후 4년이 흘렀는데 국정 농단 때 반짝 등장했던 인물들의 소식도 잠시 전해볼까 합니다. 그래서 회심의 코너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코너 하나가 나왔네요. '집에서 세계 속으로'. 박 반장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네요. 예전에 조 반장한테 처음에 많이 조 반장을 괴롭혔더니 날림으로 만들더라고요. 코너들이 비슷해요. (박반장의 박마크 한번 만들어…) 지금 대답하지 말고 천천히 만들고요.]

이게 다 복 국장, 아니 '류튜브' 때문입니다. '그때 그 사람들'에 대한 '흥'미롭고 '신'박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박 반장의 '흥신소' 먼저 최순실, 아니 최서원 씨는 일단 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지요. 구치소 목욕탕에서 넘어져 이마도 찢어지고 여러모로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최근 옥중 회고록을 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란 책인데 "권력자의 곁에 있었다는 이유로 항변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란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입니다.

다음으로 최씨의 조카 장시호 씨, 이미 형기를 마친 상황이죠. 지난 7월 파기환송심에서 강요죄에 대해 무죄가 인정돼 징역 1년 5개월을 선고받긴 했는데요. 형량보다 길게 수감 생활을 한 점을 고려해 법정 구속되지 않아 지금은 바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국정 농단 사건 제보자였던 고영태 씨, 아쉽게 고씨 측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좀 더 분발하겠습니다. 아주 핵심 인물은 아니었지만요. 박 전 대통령의 개인 헬스 트레이너였죠. 청와대 참모로 발탁됐던 윤전추 전 행정관은 탄핵 이후 박 전 대통령 사저의 일을 돕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지요. 흥신소는 간단하게 마무리하고요.

오늘 야당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박근혜 탄핵 가결 4년…대국민 사과 두고 둘로 나뉜 국민의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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